1997년과 1999년 사이 마산시 양덕동(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던 한일합섬 전경입니다.

한일합섬이 마산 양덕동에 들어서게 된 것은 대한민국 경제가 고속 성장기에 있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창업자였던 김한수 씨는 광복 직후 부산에서 직물류와 옷감 도매상을 했는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53년 식품과 한천을 수입하고 옷감을 수입하는 대경산업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그 후 1956년에는 경남모직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옷감을 직접 생산하게 됩니다.

1960년대 세계적인 경제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화학섬유와 합성섬유의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에 1964년 모방업과 합섬업을 복합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한일합성섬유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1969년 1월에 김해에 방적공장을 준공하고, 1973년에 마산공장, 1974년에 수원공장, 1975년에 대구공장을 각각 증설하여 섬유종합메이커로 성장하게 됩니다.

1974년 4월에는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종업원을 위한 마산 한일여자실업고등학교를 개교하고, 1979년 3월 김해, 1980년 3월 대구와 수원에도 부설학교를 설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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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과 1999년 사이 마산시 양덕동(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던 한일합섬 전경입니다. / 김구연 기자

특히 마산한일여자고등학교는 주경야독의 상징적인 학교였고, 운동장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고향에서 가져온 잔디를 심어 8도 잔디 운동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하였습니다.

1993년 2월 (주)한일합섬으로 상호를 변경하였으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로 부도를 맞았으며, 2000년 2월 회사정리계획안이 인가된 후 2007년 동양그룹에 인수되면서 한일합섬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마산시 양덕동 부지는 2006년 철거된 후 2009년 메트로시티 1차 아파트가 들어섰고, 2015년에는 메트로시티 2차 아파트가 들어서게 됩니다.

2008년에는 저장 탱크가 있던 자리에 3·15아트센터가 들어섭니다.

한일합섬은 1970년대부터 1990년 중반 무렵까지 마산지역 경제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한일합섬의 쇠퇴 시기와 함께 마산의 성장 동력도 서서히 쇠퇴하면서 침체기로 빠져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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