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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맛집]창원시 진해구 대천동 어묵이랑

찾았다! 생선살 듬뿍 건강한 수제어묵집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입력 : 2018-03-05 13:58:53 월     노출 : 2018-03-05 14:17:00 월

경력단절 딸 위해 치킨집을 닫은 부모님

"부모님이 이 자리에서 17년간 치킨집을 했어요. 딸 때문에 어묵으로 업종을 바꿨죠. 제가 몇 년 전 건강이 안 좋아 수술을 하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됐습니다. 아버지께서 엄마와 어묵 장사를 해보라며 직접 가게를 고치셨어요. 어머니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서 어묵 조리법을 공부하고요. 제가 어깨 수술을 하는 바람에…."

그녀의 두 눈이 어느새 벌겋다.

창원시 진해구 군항마을 입구에 수제어묵집이 있다. '어묵이랑'이다.

이소영(44) 씨가 아버지 이교문(67)·어머니 모상순(63) 씨와 함께 연 가게다. 지난해 여름 새롭게 손님을 맞았다. 얼핏 봐서는 카페 같기도 하고 간판만 보면 일본식 선술집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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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상순 씨가 어묵을 튀겨내고 있다. / 이미지 기자

어묵이랑은 '베이커리형' 수제어묵집이다. 빵집처럼 쟁반을 들고 깔끔하게 포장된 어묵을 고르는 가게다.

"어머니가 어묵을 좋아했어요. 당신은 우리가 먹는 것처럼 조금 더 건강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 팔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치킨집은 경기를 타요. 특히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무척 힘듭니다. 재취업이 힘든 딸을 위해 가족 모두가 부산, 통영을 찾아 유명하다는 어묵집을 찾아 먹어보고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셀프 인테리어, 어머니는 유튜브로 독학을

그때부터 아버지 이 씨는 망치와 톱을 들었다. 나무로 가게 내부 마감을 하고 벽지를 발랐다. 조명도 직접 설치했다.

어머니 모 씨는 어묵 기술자가 찍어 올린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또 봤다. 독학으로 어묵이랑 대표 메뉴들을 만들어냈다. 종류만 20여 가지다. 가장 인기가 많은 '땡초의 유혹', '야채듬뿍 어묵바', '해물가득 부추바' 등부터 단호박을 직접 말려 갈아 넣은 '단호박 영양이'까지. 모녀가 직접 붙인 이름을 보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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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묵이랑 가게 모습. 빵집처럼 쟁반을 들고 먹고 싶은 어묵을 골라 담으면 된다. / 이미지 기자

생선 살 90% 이상 수제어묵

어묵이랑은 생선 살 함량을 자신 있게 내건다. 가게 곳곳에 어묵이랑을 알리는 안내 글이 다양하다.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어육(생선 살)만 사용하여 직접 만듭니다', '방부제도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원하시는 어묵을 트래이에 담은 후 카운터에서 결제 바랍니다' 등 처음 오는 손님이 쉽게 이해하고 낯설지 않도록 배려했다.

특히 지역에서 드문 베이커리형 수제어묵집이라 더 그렇다.

"처음 오는 분들이 당황하더라고요. 어묵을 어떻게 골라 어디서 먹어야 하는지요. 그래서 일일이 적어놓았습니다."

이 씨는 갓 튀겨져 나온 어묵을 식히고 나서 하나씩 포장을 한다. 매장에는 본보기용으로 하나 두고 나머지는 냉장고에서 저온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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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묵이랑의 모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왼쪽 이소영 씨, 오른쪽 모상순 씨. / 이미지 기자

모 씨는 기다란 꼬챙이와 칼을 양손에 쥐고서 어묵을 네모나게 빚어 튀겨낸다. 하루에 사용하는 생선 살 양만 20kg인 반죽을 쳐내고 있다.

"생선 살이 90% 이상 들어가요. 또 밀가루 대신 전분가루로 반죽을 만들어요. 그래서 속에서 부대끼지 않아요. 제가 어묵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언제나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집에서 만든 어묵은 달라요. 아마도 밀가루를 쓰지 않아서겠지요."

이 씨는 어묵이랑에서 내놓는 어묵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부산, 통영 등 유명하다는 어묵집을 섭렵하고서 어묵이랑 만의 조리법을 개발했다. 순수 생선 살만을 쓰고 반죽에 삼색 파프리카와 당근을 기본으로 넣고 고급 옥수수유로 튀겨낸다는 원칙도 세웠다.

기름기 없고 담백한 어묵 인기

그래서 이 씨는 어머니가 만든 어묵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고 카페에 홍보 글을 올리며 많은 이들이 어머니의 정성을 알아봐 주길 바랐다. 단골이 하나둘 생겨났다. 대부분 어린아이를 둔 주부들로 포장을 많이 한단다.

어묵이랑을 찾은 날에도 막 돌이 지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엄마가 어묵 우동을 시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가게에서는 어묵 말고도 어묵 우동과 어묵 완탕을 먹을 수 있다. 또 술 한잔을 기울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안주 메뉴도 있다. 요리를 전담하는 모 씨가 '알아서' 맛있게 만들어 내놓는다.

어묵이랑의 대표 어묵과 어묵 우동을 주문해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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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채듬뿍 어묵바, 땡초의 유혹, 통새우 인기바 등의 어묵이랑 대표 어묵들. / 이미지 기자

커다란 접시에 어슷썰기 한 어묵들이 활짝 피운 꽃처럼 담겨있다. 식감은 묵직했다. 튀긴 요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름내가 전혀 없고 담백했다. 가득 찬 생선 살이 어묵의 맛을 살렸다. 한두 점 집어먹으니 어느새 배가 든든할 정도로 포만감이 컸다. 씹는 재미가 남달랐던 '날치알이 톡톡'과 통통한 새우가 씹혔던 '통새우 인기바'를 어묵이랑 만의 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배가 됐다. 소스는 옛날 떡볶이집을 해봤던 모 씨가 직접 육수를 우려 만든 또 다른 별미다.

어묵 우동은 국물이 참 개운했다. 우동에 넣는 어묵은 때마다 달라지는데 보통 서너 가지가 들어간다. 어묵이랑이 탕거리에 들어갈 어묵을 따로 판매할 정도로 우동의 인기가 좋단다.

"무조건 냉장보관해야 합니다. 사흘 안에 먹어야 하고요."

이 씨는 손님마다 신신당부했다. 조미료나 방부제를 전혀 넣지 않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달라고 했다.

어묵을 간식이 아닌 한 끼 식사로 내놓는 어묵이랑. 영양가가 높은 어묵을 맛보고 싶다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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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묵 우동. / 이미지 기자

<메뉴 및 위치>

메뉴 △땡초의 유혹 1500원 △통새우 인기바 2500원 △어묵 우동 7000원 △안주용 모듬 어묵 1만 원(2인용)

위치: 창원시 진해구 편백로 28(대천동 1-1)

전화: 055-547-1208(둘째·넷째 토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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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