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을 훼손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옮기고 바다에 버린 40대 아들이 구속됐다.

진주경찰서는 사체 손괴 및 유기·존속살인 혐의로 ㄱ 씨(41)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ㄱ 씨는 지난달 9일 오후 4시께 진주시 상대동 원룸에서 함께 살던 아버지(81)의 시신을 훼손한 뒤 사천시 창선·삼천포대교 아래와 부산시 태종대 바다 등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ㄱ 씨는 지병으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지난 9년간 돌봤다. 어머니는 ㄱ 씨가 어릴 때 아버지와 이혼했으며 다른 형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혼인 그는 정신지체장애 3급으로 등록됐지만, 평소엔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아버지 사망신고를 하러 온 ㄱ 씨를 수상하게 여긴 동사무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ㄱ 씨는 지난달 28일 아버지 사망신고를 하려고 동사무소를 찾았다. 사망신고를 하려면 사망진단서 등 관련 서류가 필요한데도 ㄱ 씨가 아무런 서류도 없이 사망신고를 하려고 하자 수상하다고 생각한 동사무소 직원이 관할 지구대에 신고했다.

당시 ㄱ 씨는 동사무소 직원이 "아버지 시신을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화장해서 바다에 뿌렸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진주경찰서. /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은 ㄱ 씨가 시신을 훼손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도구를 인근 고물상에서 찾아내고 ㄱ 씨로부터 아버지 시신을 훼손했다는 자백도 받았다.

ㄱ 씨는 훼손한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고 다시 종이가방에 넣어 옮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훼손한 시신을 바다에 버리기 위해 사천으로 이동할 때는 택시, 부산으로 갈 때는 시외버스를 각각 타고 갔다고 했다.

경찰은 "간호를 하다 내가 실수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다. 벌을 받을 것 같아 겁이 나서 신고하지 않고 시신을 버리려고 훼손했다"는 ㄱ 씨 진술에 따라 그가 아버지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하지만 ㄱ 씨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숨졌고, 살해하지 않았다"라며 살인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 씨 아버지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천과 부산 등지에서 시신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살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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