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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개헌 목소리 '종북 프레임'으로 호도

[이제는 분권이다] (8) 실체 드러낸 반대세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개헌투표 불가론 재강조
"현행 헌법서 이미 보장 고려연방제 위한 술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북한과 직접 딜 가능해"
반대 궤변 마구잡이 유포 개헌 서명운동 영향 미쳐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8년 03월 05일 월요일

지방분권 개헌 반대 세력이 실체를 드러냈다. 그들은 정체를 감추지 않는다.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 불가' 방침을 고수해오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제 "지방분권 개헌은 고려연방제로 가기 위한 술수"라고 주장한다. 고려연방제는 북한이 주장해온 통일 방안이다. 홍 대표가 "지방분권은 이미 헌법에 보장돼 있다. 굳이 개헌까지 할 필요없다"는 주장을 넘어 지방분권 개헌에 종북 프레임까지 덧씌운 것이다. 이는 도태우, 변희재 등 극우 논객의 궤변과 일치한다. 지금 이들은 곳곳에서 궤변을 유포한다.

지난 2일 자유한국당의 개헌 토론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왜 6월 지방선거에 촉박하게 하려고 하느냐?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인데 개헌 문제가 곁가지로 붙게 되면 그게 본체가 돼서 모든 이슈가 개헌 문제로 가게 된다"며 6월 개헌투표 불가론을 재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행) 헌법에 이미 지방자치제가 선언돼 있고, 현재 법률에 2:8로 돼 있는 지방세 대 국세 구조를 4:6으로만 바꿔도 지방자치 재정권이 확보된다. 법률만 바꾸면 얼마든지 지방자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데 이 정부에서는 헌법이 안 바뀌어서 지방자치를 못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자치입법권'의 한계를 외면한 소리다. 현 헌법은 '지방자치단체는 …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정해 자치단체가 만드는 조례와 규칙의 범위를 법령의 범위 안으로 구속한다. 법률의 범위를 벗어나는 조례와 규칙의 제정은 불가능하다. 헌법 개정 없이 이 족쇄는 풀릴 수 없다.

홍 대표의 논리는 "지방분권 개헌 주장의 종국적 목적은 남북 연방제 통일"이라는 주장에서 '궤변' 수준에 이른다. 그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열린 '김영철 방남 저지 시위'에서 "문재인 정부는 개헌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를 하려 한다. 종국적인 목적은 남북 연방제 통일"이라고 했다. 그 전날 홍 대표는 서울 청계광장 현장 의원총회에서도 "청와대 주사파들이 고스란히 북에 나라를 바치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 일차적으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을, 이차적으로 낮은 단계 연방통일을 하려는 술수이자 한국사회 체제변경 시도"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논리는 극우파 주장과 다르지 않다.

는 최근 같은 내용이 문서 형태로 만들어져 강연장에서 유포되는 현장을 포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민사소송 대리인인 도태우(사진) 변호사가 서울 미아동의 한 교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 개헌이라는 이름 아래, 북한이 주장해 온 고려연방제를 도입하려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정부 여당은 약 90가지 조항을 개헌하겠다고 안을 냈다는데 이러한 연방 음모는 자유 통일을 완전히 가로막으려고 하고 북한이 오래도록 선전하는 것에 다가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지난달 20일 이 지역 창원호텔 특강에서 이미 같은 주장을 했고, '개헌안 저지 3·1절 총궐기'를 제안했다. 그는 "문 정부의 개헌안을 저지하기 위해 3·1절 총궐기를 해 개헌안 반대 의사를 확실히 표시해야 한다"고 했고, 실제 3·1절 태극기집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창원 특강에서 그는 "이름은 지방분권이지만 결국 연방제다. 개헌안을 보면 지방이 자체 조직을 만들고, 자체 과세권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를 이루는 단위국가"라며 "지방분권이라고 해놓고 밑에서는 연방국가 수준의 개헌을 추진해버리는 것이다. 연방국가라는 체제로 바꾸는 것은 개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 특강을 함께 한 변희재(사진)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한발 더 나갔다.

"지방분권 개헌안을 하게 되면, 서울·경기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이 각각 독립된 국가처럼 된다. 그 독립된 국가들이 북한과 직접 딜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그래서 고려 연방제의 전 단계가 된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고려연방제'로 비약시켰다. 또, "개헌안 속에서 현행 지방자치단체라는 명칭을 지방정부로 바꿔 자치와 분권 주체로서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을 "독립국가로 가려는 것"이라고 확대·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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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고려연방제 주장의 출처가 이들 극우파의 입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지방분권 반대 궤변이 지역 곳곳에 스며든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전국 4단체가 주최하는 지방분권 개헌 천만인 서명운동 현장에서 최근 들리는 소식이 있다. 도내 각 시·군으로부터 서명용지를 전달받은 읍면동의 이통장 중에서 서명운동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방분권은 자유주의를 거부하고, 고려연방제를 통해 우리사회 정치시스템을 사회주의 공산국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극우파의 궤변이 언론을 통해, 또 SNS를 통해 무차별 유포되면서 지방분권 개헌 노력에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이는 '천만인 서명' 목표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말로 끝난 서명운동 결과 전국 서명자 수는 350만 명 수준, 도내 서명자는 23만 명 수준으로 경남도 관계자는 전했다. 도 관계자는 "대여섯 곳 정도 시·군이 빠진 집계지만, 빠진 곳도 중간중간 집계에 포함됐기 때문에 최종 집계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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