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3·1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기념하고자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목되는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는 100주년을 앞두고 잊혀가는 도내 항일 유적지를 대상으로 '유적 알리기 사업'을 시작한다. 올해 사업비 1억 2000만 원을 들여 58개 항일 유적지에 안내판과 동판 등 안내표지를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015년 해방 70주년을 맞아 '경남 항일독립운동-현장을 기억하다' 시리즈를 보도한 적이 있다. 독립기념관이 펴낸 <부산·경남지역 항일독립운동사적조사 보고>를 바탕으로 도내 독립운동 현장을 직접 살피고 보존 실태와 방향을 점검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사 절반가량은 3·1운동 사적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경남 항일독립운동사에서 3·1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남이 그 역사를 기억하려는 작업을 얼마나 내실있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예컨대 3·1운동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터에서 장날에 이뤄진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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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현장은 현대 시장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구마산장터 자리인 부림시장 옆 창동 거리, 밀양 아리랑시장, 김해 전통시장과 동상시장·진영상설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들 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오간다. 여기 한편에 3·1운동 현장임을 알리는 표지를 세우고 옆에 작은 소공원이라도 조성하면 손님과 관광객이 잠시 쉬어가다 이곳이 역사 현장임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합천 삼가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성대한 행사로서 3·1운동 100주년도 좋지만 앞으로 100년 더 '기억'되는 기념 사업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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