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평화·인권 상징 '기억과 소망'조형물 세워
평화통일 염원 의미도

경남도교육청 2청사에 평화·인권 상징 조형물이 섰다. 교육청은 3·1운동 99주년을 맞아 지난달 28일 '기억과 소망' 제막식을 했다.

기억과 소망은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둬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를 최초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 말씀을 새긴 책 위에 갈래머리 소녀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는 모습이다.

이 소녀상은 우리나라에서 일제에 끌려가기 전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소녀의 모습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고통과 회한을 교차시켰다. 끌려가기 전 외딴 머리와 한복, 맨발을 통해 수수한 소녀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경희 조형물건립추진위원장은 "이번 소녀상은 작가와 도교육청, 추진위원들이 수차례 협의한 끝에 탄생한 조형물이다. 인권·자주·평화를 담은 소녀상들과 달리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앞에서 인권·평화 조형물 '기억과 소망'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제막식 후 박종훈 교육감이 소녀상에 헌화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교육청은 2016년부터 평화·인권 상징 조형물 건립을 논의해오다 지난해 9월 조형물 설치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10월 학생 등 도민을 대상으로 조형물 이름을 공모하고, 디자인과 제작은 전문가 공모 과정을 거쳤다. 12월 지상조형연구소와 조형물 제작·설치 계약을 체결해 두 달여 작업 끝에 이날 제막식을 했다.

이날 양산 서창중학교 난타 공연, 건립추진위원장의 비문 낭독, 진해여고 예림합창단 공연에 이어 참석자들이 소녀상 가림 천을 걷어낸 후 차례로 헌화하고 만세 삼창을 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한 나라 역사는 민족의 정신사적 뿌리다.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아픔을 나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의 진실을 이해하고 바르게 평가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찾아 실천함으로써 이 땅에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2청사에 설치된 인권·평화 조형물 기억과 소망은 북카페와 함께 청소년들에게 과거를 통해 미래를 생각해 보는 역사적 장소로 또 다른 경남교육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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