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서 10대 지적장애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아이 출산
20대들 "합의된 성관계" 혐의 부인

거제에서 지적장애 미성년자를 20대 남성 2명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20대 남성들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피해자 ㄱ(17) 양은 임신을 해 1일 출산했다. ㄱ 양의 아버지 ㄴ 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2월에서 6월 사이에 발생했다. ㄴ 씨는 정신연령 13세 수준의 지적장애(IQ 58)를 가진 자신의 딸이 평소 알고 지내던 ㄷ(27) 씨와 그의 친구 ㄹ(27) 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ㄱ 양에게 술을 마시자며 수차례 여관으로 유인해 만취상태에서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ㄴ 씨는 딸의 성폭행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아내의 가출로 혼자 두 딸을 키우는 일용노동자 ㄴ 씨는 지난해 11월 ㄱ 양 동생으로부터 '언니가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임신사실을 확인했다. ㄴ 씨는 곧장 ㄷ 씨에게 사실 관계를 추궁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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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씨는 이들을 성폭행 혐의로 거제경찰서에 고소했지만 경찰은 지난달 19일 사건을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ㄷ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 8번가량 ㄱ 양을 만났지만 모두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이를 거부했다.

ㄴ 씨는 이 사건으로 말미암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앓아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 그는 "딸의 지능이 떨어지는 점을 악용해 딸이 정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계획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러놓고 그 잘못도 딸에게 떠넘기는 파렴치한 범죄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말 죽고 싶다. 두 딸 때문에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다"며 "상처 입은 딸이 더 문제다. 이 일로 딸은 상급학교 진학도 못하게 됐고 삶 자체가 엉망이 돼버렸다. 딸에게 몹쓸 짓을 한 가해자들이 정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딸과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도록 도와 달라"며 호소했다.

거제시청과 사회단체 소개로 한 보호기관에서 지낸 ㄱ 양은 1일 아들을 출산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제지역 장애인단체와 여성단체 또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해명을 들어보고자 ㄷ 씨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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