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다룬 창작뮤지컬 '풋풋'

'학생들이 직접 만든 뮤지컬이었어?'

공연이 끝나고 팸플릿을 다시 살펴본다. '창작뮤지컬'이란 글자가 분명하다. 어쩐지 아마추어리즘이 가득한 뮤지컬이더라니.

지난 25일 저녁 8시 진주 현장아트홀. 진주청소년뮤지컬단 '다재다능' 정기공연 <경성제일극단> 막이 오르기 전, 150석으로는 부족해 관객이 계단까지 빼곡히 들어섰다.

뮤지컬은 일제강점기 전국을 유랑하며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하는 극단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배우 13명이 공연 내내 춤과 노래를 쉴 새 없이 이어갔다. 극 중 깨알같이 등장하는 위트, 더러 감탄하게 되는 가창력, 공들여 연습한 티가 나는 합창, 공연 내내 무대 뒤 커튼에서 라이브로 모든 곡을 연주한 밴드까지 한 시간 남짓 무대 위에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진주청소년뮤지컬단 다재다능 정기공연 <경성제일극단> 공연 장면. /이서후 기자

조금은 어색한 연기와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개를 빠른 장면 전환이 잘 덮어주고 있었다. 뭐 어떤가, 그래도 무려 창작뮤지컬이다. 시나리오에서 작사, 작곡, 안무, 연주까지 학생들이 직접 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과 인사마저 마무리되자 단원들은 다 함께 무대를 정리했다. 무대의 흥분이 아직 남은 듯 달아오른 얼굴에는 홀가분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너 왜 연습대로 안 했느냐? " "부모님이 바로 앞에 앉아 계셔서 부끄럽더라." 곳곳에서 들려오는 지적과 자책에서 풋풋함이 묻어났다.

진주청소년뮤지컬단 '다재다능'은 지난해 5월 결성됐다. 1기 단원은 모두 중고등학생으로 배우팀과 악기팀 합해 20여 명이다. 진주뿐 아니라 사천, 산청, 고성에 사는 친구들이 있는데, 왕복 2~3시간 걸리는 거리를 오가며 공연을 준비했다.

그동안 다재다능은 썸머 퍼포밍 아트 페스티벌, 창작뮤지컬 레이니맨 공연, 뮤직페스티벌 유니온 스테이지 등에 참가했다. 지난해 진주 개천예술제 란앤락 전국문화예술경연대회에서는 동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뮤지컬은 단원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음악을 만들어 완성한 1회 정기공연이다. 이 공연으로 1기 활동이 끝났다. 다재다능은 올해 2기 회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여전히 풋풋할 2회 정기공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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