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방 함께 '먹튀' 우려까지 일어나
1500실 넘는 숙박시설 정말 장밋빛일까

'구산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2001년 김인규 마산시장이 밑그림을 그렸다.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해안선을 활용해 90만 평에 이르는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십수 년간 진척이 없었다. 이 지역이 수자원보호구역이었기 때문인데, 마산시는 정부에 거듭 "해제"를 요구했고, 환경부는 "불가" 방침을 견지했다. 그러다가 2008년 가까스로 육지 부분에 한해 수자원보호구역이 해제됐고, 마산시라는 지자체가 사라진 후인 2011년 관광단지로 지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4000억 원가량을 투자해야 할 민간사업자를 구하지 못했다. 그러다 2017년이 돼서야 창원시는 부산에 본사를 둔 '삼정'이라는 기업과 실시협약 체결을 하게 된다. 창원시는 국비와 지방비 330억여 원을 들여 도로와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을 짓고, 삼정은 약 3800억 원을 투자해 18홀 골프장과 숙박 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는 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이 되어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2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그런데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구산면 일대 수려한 해안 경관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삼정이 골프장과 소위 '돈되는' 숙박시설만 짓고, 사업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환경단체는 물론 환경부 등과 논의를 통해 자연 훼손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삼정이 계획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사업지구 내 모든 시설과 터에 대한 관리권을 창원시가 되가져오게 된다는 사실을 들며 먹튀 우려는 가당치 않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환경단체와 창원시 간 공방과는 그 결이 다른 논란 역시 일고 있다. 한마디로 '구산 골프장이 돈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10여 년 전에 완공했어야 어느 정도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텐데, 지금 추진해서 적자 골프장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우려는 삼정의 높은 부채비율과 연동되면서 '먹튀'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박정오 삼정 회장은 "우리는 남들이 해내지 못한 사업을 완성시키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임채민.jpg

그러나 여전히 논쟁은 현재진행형이고 쉽사리 정리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지형적으로 보면 구산해양관광단지 품 안에는 로봇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로봇랜드와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이 완료되고 콘도·호텔·골프텔 등이 건설되면, 일순간에 1500실이 넘는 숙박시설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를 근거로 마산의 장밋빛 미래를 점칠 수도 있겠으나, 마산 경제를 더 나락으로 떨어뜨릴 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창원시는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장밋빛 미래를 강조하고 싶겠지만, 상식적인 수준의 우려와 걱정을 어떻게 하면 씻어낼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할 터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