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차원 성폭력 규약 마련·성폭력 예방교육 진행
전문단체에 상담 위탁, 여성 인권 자문위원도 두기로
도내에서도 불거진 연극계 성폭력 사태와 관련해 지난 19일 김해 극단 번작이 조증윤 대표를 영구제명한 후 사과 성명을 냈던 경남연극협회(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가 25일 밤 다시 한 번 사과 성명을 냈다. 이번에는 실질적인 성폭력 피해 방지 대책과 함께다.
협회는 25일 밤 10시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최근 성폭력 사태를 두고 "위계서열이 강조되는 연극계에서 권력을 악용한 사례로 배우를 꿈꾸는 청소년과, 어린 배우들을 일상적, 상습적으로 성추행, 성폭행한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이번 일로 연극계에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으실 도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19일 김해 극단 번작이 성폭력 폭로가 불거지자 긴급 이사회를 통해 극단 대표를 영구제명한 협회는 이후 번작이 단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 자체 조사를 벌였었다. 그리고 현재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설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협회는 성폭력 규약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등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청소년 배우 보호를 위해 협회에 예술강사 리스트를 비치하고, 예술강사를 대상으로 성폭력 방지교육을 진행하며 청렴 서약서를 작성케 할 예정이다.
협회는 또 연극 현장의 권위주의와 위계에 따른 성차별, 성폭력 등 문제를 개선하고자 성 평등 규약을 마련한다. 또 이를 통해 회원들이 성폭력 예방지침을 숙지하도록 정기적으로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남연극협회는 또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성폭력 관련 설문 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는 실제 상담 창구 구실을 할 만한 전문단체에 위탁할 예정이다. 또 협회 내에 여성 인권 관련 자문위원도 두기로 했다.
끝으로 협회는 "연극인들 개개인의 인권을 지키는데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며 "도민들의 질타와 충고를 겸허히 받들고 청소년이 연극하기 좋은 경남, 연극인이 연극하기 좋은 경남, 연극으로 행복한 경남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또 한 번 '죄송하다'는 말로 성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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