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회원 대상·익명 진행
"건강한 창작 환경 만들 것"

문화계 성폭력 폭로로 충격에 휩싸인 경남연극협회가 성폭력 피해 관련 설문 조사를 하는 등 자정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당장 4월로 다가온 경남연극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연극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시기여서 움직임은 조심스럽다.

협회는 지난 19일 긴급이사회를 통해 극단 번작이 조증윤 대표를 영구제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성명을 통해 "연출가 이윤택 씨와 밀양연극촌을 둘러싼 성폭력 사태와 김해지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성폭력 사태에 대해 다시 한 번 도민 여러분과 연극 동료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산하 극단들과 평등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모든 연극인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밀양연극촌을 운영하던 이윤택 연출가와 그의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경남 극단이 아니라 서울연극협회 소속이다. 하지만, 경남 지역에서 불거진 일이니만큼 같은 연극인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김해 극단 번작이와 관련한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면서 경남 지역 연극인들은 참담함에 할 말을 잃었었다.

협회는 현재 극단 번작이 제명에 이어 후속 조치로 '극단 내 성폭력 피해 경험에 관한 설문조사'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설문 조사는 익명으로 이뤄지며 혹시라도 피해 사례가 드러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모두 7개 항목이다. 극단 내 성희롱, 성폭력 발생 여부, 혹은 목격 여부를 묻는 질문이다. 또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있는지도 묻고 있다.

경남연극협회는 당장 4월 제36회 경남연극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4월 4일에서 15일까지 진주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극제에는 경남 지역 14개 극단이 참가한다. 실제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드러내 놓고 대대적으로 알릴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어서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한 경남 연극인은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당장 연극제가 코앞이라 연습이라도 해야겠기에 지난주부터 단원들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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