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4월 8일 열리는 창원국제실내악축제 미리보기]
9개 공연 30분 전 프리뷰 행사
체코 대표하는 실내악 앙상블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 포함
국내외 음악가 150여 명 참여
고택음악회 등 야외 무대도

벚꽃 피는 봄, 실내악 향연이 기다린다.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CHAMF) 이야기다.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창원에서 열리는 이번 향연에 국내외 음악가 150여 명이 함께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행사는 실내악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더욱 친숙하게 준비했다. 벚꽃 피는 창원에서 봄 향기 물씬 나는 실내악을 제대로 즐길 관전법을 소개한다.

◇공연 프리뷰로 클래식 친해지기 = 클래식조차 어렵고 지루하다고 여기는데, 실내악이라는 분야 자체도 생소하다면? CHAMF 공연 시간 30분 전을 노리자.

창원문화재단은 9개 CHAMF CHOICE 공연 전 실내악 매력을 관객에게 충분히 알리고자 프리뷰 행사를 진행한다.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JTBC 드라마 <밀회> 오리지널 피아니스트 송영민은 공연 30분 전부터 20분간 공연 연주자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족집게로 공연 관람법을 집어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

클래식 음악은 미리 듣고, 충분한 정보를 알고 들을 때 더욱 가치가 있다. 이번 프리뷰 행사는 그런 점에서 클래식에 한층 가까워지는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더욱이 피아니스트 송영민은 직접 공연 프로그램을 짧게 연주한다. 맛보기 연주로 귀를 틔웠을 때 본 공연이 더욱 즐거운 건 당연한 일이겠다.

공연 프리뷰를 진행할 피아니스트 송영민./창원문화재단

◇체코 음악 진수 =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 공연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여겨볼 공연 중 하나다. 올해 71주년을 맞은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체코를 대표하는 실내악 앙상블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진 현악 4중주는 오랜 연습과 경험에서 나오는 조화가 중요하다.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이런 점에서 현악 사중주의 진가를 보여줄 팀이다.

더불어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전통 체코 음악을 잘 표현하기로 알려졌다. 체코 민족주의 음악은 독일·오스트리아 기악 형태에서 벗어나 폴카 등 민속 음악 리듬을 살려 토속적 정취를 드러낸다.

창원을 찾는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부터 야나체크, 수크 등 체코 현대음악을 응집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

체코 음악 진수를 보여줄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창원문화재단

◇실내악의 미래, 창작곡 = 클래식이라는 이름은 현대를 기준으로 과거를 뜻하지만, 작품이 등장한 시대 기준으로는 반향을 일으킨 '현대음악'이었다. 바꿔 말하면 현대의 창작곡은 미래의 클래식인 셈이다.

이번 CHAMF에서는 총 7개 창작곡이 발표된다. 우선 작곡가 최천희의 '가야금과 현악 4중주를 위한 산조' 등 창원지역 작곡가 김호준·전욱용·조우성의 작품을 소개한다. 연주는 일본 실내악 앙상블 혜미 현악 4중주와 가야금 연주자 이언화가 함께한다.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장인 작곡가 김성국은 '바이올린, 대금, 현을 위한 콘체르토 다시 봄'을 창작했다. 작품은 개막 공연을 수놓는다. 김한기 창원대 교수는 폐막 공연을 맡았다. 기존의 '창원 시민의 노래'를 바탕으로 창원의 봄 정경을 표현한 '피아노 퀸텟을 위한 창원의 봄'을 발표한다. 두 곡 모두 세계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도 선물을 들고 온다. 인도네시아 작곡가 아난다 수칼란 창작곡 '자카르타의 사라진 달빛'을 초연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베토벤 '월광' 연주에 이어 공개할 예정이어서 비교하며 듣는 즐거움도 있겠다.

올해 CHAMF 고택음악회를 책임질 악단광칠./창원문화재단

◇베토벤부터 멘델스존까지 = 클래식계에서 베토벤 인기는 꾸준하다. 오는 4월 6일 열리는 '아메리칸 앙상블: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 공연은 베토벤 애호가의 기대를 충족한다.

인디애나주립대 제이콥 음대 교수진으로 구성한 트리오는 베토벤 작품을 다채롭게 해석하고 훌륭하게 소화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날 공연에서 트리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피아노 트리오 작품 70-1 유령'을 연주한다. 주제 선율이 반복되는 소나타이기에 처음 등장한 주제 선율이 곡 끝에 어떻게 재현되는지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좋겠다.

이번 향연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은 멘델스존 '스트링 옥텟 내림 마장조 작품 20'이다. 실내악 작품은 3~4명이 연주하는 트리오와 콰르텟 구성이 일반적이다.

이 곡은 바이올린 4대, 비올라 2대, 첼로 2대가 등장하는 '옥텟'이다. 오는 4월 8일 폐막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리나·마크 카플란·웨이 허, 비올리스트 김상진·최은식, 첼리스트 이정란·피터 스텀프가 연주한다.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창원문화재단

◇벚꽃 만발 야외 공연 = 올해 CHAMF가 특별한 점 하나는 진해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와 맞물린다는 사실이다. 4월 2일부터 7일까지 매일 오후 2~4시 진해문화센터 체육관 앞 광장 야외무대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실내악 연주회가 열린다.

2·4·6일 공연은 경남 브라스 금관 5중주가, 3·5·7일은 아르끼 현악 사중주가 맡는다. 앞서 야외 공연의 문은 창원 거리 예술가 판꾼이 연다. 7일에는 오후 4시부터 금관 앙상블 코리안 아츠 브라스가 축가 공연을 치른다.

더불어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맞춰 트럼펫·호른·트롬본·튜바·바이올린·비올라·첼로 등 악기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한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고택음악회'도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CHAMF에서 400여 명이 관람한 공연이다. 올해도 마찬가지 창원의 집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무대는 악단광칠이 꾸민다. 황해도 옛 음악을 소개하는 창작 국악 그룹이다. 분야 경계를 넘어 그란탱고콰르테토와 협연도 치른다.

공연 프리뷰를 맡을 음악 평론가 장일범./창원문화재단

◇함께 성장하는 잔치 = CHAMF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미래의 꿈나무들이 주역인 '마스터 클래스'가 아닐까 싶다. 지역에서 음악의 길을 걷는 이들이 전문 음악가에게 지도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CHAMF는 창원지역 음악 영재가 지도를 받도록 마스터 클래스 자리를 마련했다. 총 4개 부문이다.

피아노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제이콥 음대·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역임한 야엘 바이스가 맡는다. 바이올린·첼로는 인디애나주립대 제이콥 음대 교수 마크 카플란과 피터 스텀프가 각각 지도한다. 비올라는 연세대 음대 김상진 교수가 마스터로 참여한다.

마스터 클래스 참가자는 서류·동영상 심사로 뽑을 예정이다. 대신 누구나 무료로 청강할 수 있다. 마스터 클래스는 4월 7일 오전 10시부터 3·15아트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더불어 실내악 분야 활성화를 목표로 실내악 워크숍 'WANNA CHAMF'도 기획했다. 사전 공모와 심사로 뽑힌 3개 실내악 팀은 실내악 마스터와 교감한다.

향상한 실력은 오는 4월 7일 오후 2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차세대 실내악 연주자를 응원하고자 이주은 창원대 교수, 박정국 창신대 교수가 축하 무대를 꾸민다.

창원문화재단은 잔치를 함께 준비하는 '어울리미(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일반 관객 대상 스탬프 투어 행사도 진행한다. 세 곳 이상 공연장을 찾아 도장을 받으면 기념품을 준다.

자세한 내용은 CHAMF 누리집(chamf.or.kr)·창원문화재단 누리집(cwcf.or.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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