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통을 앞두고 수년간 불리던 '제2남해대교'라는 태명을 떼고 진짜 이름이 붙여진 '노량대교'. 국가지명위원회의 최종 확정으로 교량 건설 때부터 제2남해대교를 고수했던 남해군에는 실망감과 분노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남해군과 군민은 명칭이 확정되기 수개월 전부터 대책위를 구성해 대규모 집회, 1인 시위에 이어 제2남해대교의 당위성을 정치권에 알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남해군의 기대와는 달리 여론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그중에는 지역 이기주의로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가지고 남해군의 제2남해대교 주장이 당위성이 없다거나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기에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남해대교라는 명칭은 남해군민들에게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1973년 동양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건립된 이후 관광 남해군 시대를 열었고, 남해군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맞았다.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남해 섬 주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곳으로 정신적인 상징성도 지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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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대교가 건립된 이유도 남해군에 있다. 남해대교를 건너는 물동량이 수십 년간 급증했고 낡은 남해대교가 이를 수용기엔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또 (가칭)제2남해대교는 노량대교 건설 때 중앙부처가 전국 공모를 통해 결정했는데, 남해 군민들은 당연히 이 이름이 교량 명칭으로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남해군과 군민은 제2남해대교 명칭을 쉽게 놓지 못하는 듯하다. 현재 이의신청과 행정소송 등으로 '제2남해대교' 명칭 관철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그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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