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링 사상 최초 메달…아시아 최초 올림픽 결승 진출

한국 여자 컬링이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8-7로 제압했다. 앞서 예선에서 일본에 한 차례 패했던 한국은 결승 길목에서 설욕하며 올림픽 출전 두 번 만에 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룩했다. 올림픽 컬링 결승에 오른 아시아 팀은 대한민국 '팀 킴'이 최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25일 스웨덴과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이날 한국은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 김경애(서드), 김은정(스킵)이 출전했다. 일본은 요시다 유리카(리드), 스즈키 유미(세컨), 요시다 치나미(서드), 후지사와 스츠키(스킵)으로 맞섰다.

한국은 9엔드까지 7-6으로 앞섰다. 그러나 10엔드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 한국은 7번째 스톤으로 승기를 잡았다. 김은정 손을 떠난 스톤은 하우스 중심에 있던 일본 스톤을 쳐내고 1·2번을 점했다. 이후 일본 스킵 후지사와 스츠키가 정교한 샷으로 1번을 다시 차지했지만 김은정이 환상적인 마지막 드로우로 1번을 뺐으며 경기를 끝냈다.

일본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패배를 안긴 상대다. 한국은 예선 2차전에서 일본을 앞서다가 9엔드 실수로 역전을 허용, 5-7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PYH2018022327220001300_P4.jpg
▲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을 8-7로 누르고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표팀은 이 경기를 앞두고 자칫 부담감을 키울 수 있는 '설욕'이라는 말 대신 담담하게 '또 다른 한 경기'를 준비했다.

이날 경기는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 외에 스킵인 김은정과 후지사와 사츠키를 필두로 최근 큰 인기를 얻게 된 두 나라 대결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인기를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표팀은 이번 준결승을 앞두고 더욱 '정신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김민정 감독은 '한일전'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내일 일정이 있다"고만 하며 선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선수들은 훈련 기간 인터뷰도 자제하며 평정심 잡기에 애썼다.

그리고 두 번은 지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1엔드부터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끈질기게 추격하는 일본을 따돌리고 사상 첫 은메달을 확보하는 '새 역사'를 써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