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김해의 한 극단 대표자와 극단 명이 밝혀진 가운데 그 극단 대표가 10년 동안 방과후수업 강사로 활동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을 성추행했다는 새로운 혐의가 추가되면서 지역사회의 충격이 예사롭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전력을 폭로한 피해자들은 그의 행위가 방과후수업이나 자유학기제 수업을 맡는 등 학교와 연관되어 일어난 것으로 파악돼 어린 학생들이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움과 분노를 더하게 한다. 도교육청이 즉각 조사에 나서 그의 행적이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서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어 물아래 잠긴 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미지수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은 아닐지 우려되는 바가 적지않다.

밀양연극촌 이윤택 이사장의 성추행 사실과 관련, 직접 신고자가 없다는 이유로 경위 파악에만 주력하던 경찰이 수사키로 방향을 정한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강압적인 성추행은 행위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데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피해를 본 여성은 수치심과 자격지심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우울증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정신적 피해망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런 후유증으로 진행된다면 그건 단순한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이나 그보다 질이 더 나쁜 중범죄로 해석되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직접 신고가 없더라도 인터넷 상에 오른 정보를 자료로 인지 수사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뿐더러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교육청이 실태파악에 들어갔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학생이 피해를 입었는지 대략적인 전모가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경각심이 최고조에 오른 지금이 체질개선의 적기라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잠시지만 악습과 병폐를 뿌리뽑아 인권의 소중함을 전파시킬 수만 있다면 희생은 숭고한 기념비적 미덕으로 승화될 것이 틀림없다.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성 불평등을 걷어내고 건전문화를 정착시키려면 피해당한 이들의 용기있는 고발정신이 요청된다. 침묵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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