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까지 작품 전시

"핵노잼 전 2 참여할 분을 모집합니다."

창원 로그캠프에서 열리는 '핵노잼 2'전이 이렇게 시작했다.

로그캠프와 이성륙 작가는 핵발전소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각자 방식대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작가는 지지난해 '핵노잼'전을 열었고 밀양 송전탑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적도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SNS를 통해 전시에 함께할 이를 찾았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알렸다.

지난달 11일 18명이 모였다. 이야기를 꺼내는 방식도 생각도 달랐다. 무엇보다 핵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핵노잼 2'전에서 만날 수 있는 한소현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로그캠프로 들어서면 향로와 마주한다. 노순천 작가는 '향로'를 선보이고 반핵인권운동을 했던 원폭피해자 2세 고 김형률 씨를 기렸다. 김 씨 어머니는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피폭을 당했다. 이는 아들에게 이어져 그도 후유증을 앓았다.

노 작가는 "쓸모가 있는 사물을 만든다는 마음과 하늘로 이어지는 연기를 통해 원폭피해자들을 기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작 작가는 '핵의 슬픔에 대하여'라는 글을 썼고 김윤덕 작가는 직접 그린 그림으로 비디오작업을 했다. 원자력발전소를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다.

전시를 처음 해본다는 0진 디자이너는 텍스트와 스티커를 내놓았고 이성륙 작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해 보이려고 고안한 사고 실험)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을 내걸었다.

일본 작가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이노우에 리에, 마에다 마키, 나카다 히로아키, 후지카미 케이 작가는 직접적으로 핵을 말하지 않지만 자신의 작업과 활동을 묵묵히 해나감으로써 저항한다.

노순천 작가가 선보인 '향로'. 반핵인권운동을 했던 원폭피해자 2세 고 김형률 씨를 기리는 작품이다. /이미지 기자

바느질 작업을 선보이는 이노우에 리에 작가는 "이번 작품은 현지 제작이다. 시각적인 표현으로 무언가를 전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이 문제를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녀는 "갤러리 안에서 다른 작품과 호응하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핵을 찬성하는 작품도 볼 수 있다.

박형준 작가는 핵을 찬성했다. 전시장 바닥에 깔린 구더기로 말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고.

2016년 첫 번째 '핵노잼'전을 한 이성륙 작가는 "재작년 '평범한 사람들의 환경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열었다. 주변 환경에 대한 생각을 작품으로 풀어낸 자리였다. 올해는 환경 가운데 핵·핵발전소로 범위를 좁혔다. 핵발전소는 ○× 퀴즈가 아니라 우리 옆에 존재하는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월 11일까지. 24일 오후 3시에는 갤러리 토크가 열린다. 문의 010-5154-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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