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섭 함안군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엄 의원 2차 공판서 증언

차정섭(67) 함안군수가 2016년 4·13 총선 때 자유한국당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 측으로부터 선거자금과 관련해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는 차 군수가 창원지법 4형사부(재판장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엄 의원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말이다. 엄 의원은 총선 당시 부동산개발업자이자,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 ㄱ(58) 씨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차정섭 군수 증인 신문에서 차 군수와 엄 의원이 각각 2016년 4월 2일 저녁, 4월 6일 오전 각각 통화한 기록을 공개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돈이 전달된 시점에 통화를 했는데, 단순한 우연인가?"라고 물었고, 차 군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은 차 군수가 비서실장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확인하면서 비서실장이 차 군수에게 '엄 후보 측이 도와달라'고 한 보고를 받은 점을 확인했다.

차 군수는 "도와달라고 요청이 왔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실장이나 나 개인이나 형편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장에게 안 된다는 사정, 즉 거절의 의미로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엄 후보 측에 2억 원이 건네졌다는 사실은 지난 2017년 2월 무렵 ㄱ 씨에게서 처음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차 군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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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정섭 함안군수/경남도민일보DB

엄 의원 변호인은 차 군수에게 "당시 도와달라는 보고를 받았을 때 실장이 '엄 후보'라고 했느냐, '엄 후보 측'이라고 했느냐?"고 물었고, 차 군수는 "엄 후보 측이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앞서 증인으로 나온 비서실장 지인 ㄴ 씨는 검찰이 '비서실장에게 4월 2일 실장에게 현금 1억 원을 전달한 이유'를 묻자, "비서실장이 ㄱ 씨로부터 2억 원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1억 원은 자기가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 의원 변호인은 검찰이 ㄴ 씨를 전화로 수사한 기록 내용을 제시하며 "당시 ㄴ 씨는 비서실장한테서 들은 이야기 등을 검찰에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았는데, 오늘 법정에서 자세히 진술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자, ㄴ 씨는 "당시에는 한 발 떨어져 있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9일 오전 10시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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