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안전지시문 문자 발송 '수칙 준수 소홀히 해 발생'표현
노조 항의에 "사과드린다"수정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조선소 임원이 책임을 사망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임원은 노동조합 항의에 사과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수정해 새로 보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관리자의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45분께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 제1독 동편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ㄱ(49) 씨가 선박 발판 설치 작업을 하다 약 30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사망했다. 이에 경찰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튿날 발생했다. 회사 임원이 직원들에게 '안전지시문'을 발송했고, 그 문자메시지에는 '오랫동안 경험한 숙련된 작업자가 나는 괜찮겠지 하는 방심으로 안전수칙 준수를 소홀히 하여 발생된 사고이기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글은 곧장 직원들과 노동조합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사고원인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작업자 소홀을 원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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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연합뉴스

한 직원은 "노동자 안전규칙 준수 여부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것은 관리자의 직무유기다. 그런데 비겁하게 사고 원인을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겼다. 사고가 나면 대체로 이런 식이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도 안 된 상황에서 자기 책임을 줄이려는 술수로밖에 안 보인다. 산재 추방을 위해서는 관리자의 이런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 임원은 노동조합 항의에 22일 오후 다시 수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난 2월 20일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일부 내용이 의도치 않게 전달된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유가족분들과 동료 작업자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작업 전 안전점검을 강화하자는 취지였으나 근본원인재발방지대책(RCA)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만큼 삭제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정 메시지 그대로 안전점검을 강화하자는 취지였지만 깊이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직원 교육 등 후속조치도 이행했고 재발 방지 약속도 했다. 안전사고 예방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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