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현직 출신 후보 9명 주제 발표 후 질의응답
이전과 달리 물리적 시간 부족…선출 과정 졸속 우려

BNK경남은행 새 행장 선임 절차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관심은 오는 23일 면접이 얼마나 내실 있게 진행될지에 쏠린다. 학연·지연을 배제한 '인물·능력 중심 선출' 부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남은행 새 행장 선임 절차는 이른바 '제한적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모든 금융인에게 문을 열어놓은 것이 아니라 경남은행 전·현직 출신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BNK 금융지주 부사장 이상 △경남은행 현직 부행장 이상 △최근 5년 이내 퇴직한 경남은행 부행장 이상이다.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행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9일 대상자들에게 응모 내용을 전화·메일로 통보했다.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후보군이 10명 안팎이기에 공개 공지보다는 당사자들에게만 알렸다는 것이다.

21일 오후 4시 응모 마감 결과 모두 9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은 구삼조(56)·김형동(56)·이철수(58) 현 부행장, 경남은행 출신인 황윤철(56) BNK금융지주 부사장이다. 전직은 경원희(62) 전 부행장, 문양호(59) 전 부행장, 이경균(59) 전 부행장, 조태구(61) 전 울산본부장, 허철운(62) 전 수석부행장이 지원했다.

그 외 한때 거론되던 몇몇 전직 인사들은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교덕 현 행장은 'BNK 계열사 임원 임기 최대 4년'을 이미 충족, 오는 3월 20일 전후로 계획된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난다.

일단 응모한 이들은 오는 23일 진행되는 면접에 모두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애초 BNK금융지주에서 거론했던 '후보 간 토론'은 이번 선임 절차에서 빠져 있다.

따라서 후보자 검증 절차는 면접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면접은 후보자별 특정 주제 발표 10분, 질의응답 1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후보자들은 '경남은행 생존 전략'이라는 발표 자료를 A4용지 10장 이내로 준비, 면접 때 발표한 후 행장추원위원들 각종 질문에 답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명으로 구성된 행장추천위원회는 이후 후보자를 복수로 압축, 외부 기관에 의뢰해 남은 후보자들에 대한 평판을 취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7일 심층면접을 한차례 더 진행하고 나서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 이날 바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친다.

이번 새 행장 선임 과정은 일단 BNK금융지주 입김이 배제되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김지완 회장이 "경남은행장 선출은 행추위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 구조 특성상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금융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 의중이 어느 후보한테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또한 행장추천위원회 가동 9일 만에 최종 후보자를 뽑는 물리적 시간에 대해서도 계속 말이 나온다.

경남은행에 오랫동안 몸담은 바 있는 인사는 "이전 진행 과정과 비교해 봐도 이해 안 될 정도로 뚝딱뚝딱 진행되는 느낌"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응모서는 자기 비전을 모두 담아야 할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을 보통 일주일은 주는데, 이번에 이틀밖에 주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물론 후보자들이 오래전부터 준비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리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남은행 내부 사정에 밝은 지역인사 또한 "상식적으로 봐도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경남은행 관계자는 "무조건 기간을 길게 둬야지만 내실 있게 진행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행추위원들이 면접 과정에서 심도 있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남은행 노동조합은 '새 행장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정리해 행장추천위에 공식문서로 전달했다.

노조는 △경남은행 독립 경영 의지를 갖춘 인물 △도덕성에 하자 없는 인물 △미래 전략을 갖춘 인물 △파벌 없이 화합할 수 있는 인물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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