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윤 대표 10년 넘게 김해지역서 강사 활동…교육청, 진상조사 나서

경남도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은 김해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성폭행·성추행 의혹이 나온 극단 번작이와 관련한 수업 내용과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 진상 조사 후 실태가 파악되면 재학생 개별 면담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극단 번작이 조증윤 대표와 단원에게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는 극단의 연결고리는 학교였다고 직·간접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20살까지 극단 번작이에서 활동했다는 한 피해자는 "지금 극단 번작이와 관련 미투(#me too) 운동에 동참하는 피해자 모두 학교 방과 후 수업(동아리)과 연결돼 있다. 학교는 또 다른 가해자인 셈이다. 이번 일을 통해 청소년이 연극을 접해볼 계기가 차단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을지 학교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의 학교 방과 후 수업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교육청과 김해지원청은 21일 긴급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은 조 대표가 정규수업 중 특별활동 시간과 방과 후 수업, 자유 학기제 수업에 전문 강사 자격으로 일부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연습량이 요구되는 연극 특성상 수업시간 외에도 극단 등에서 추가 활동이 이어졌다.

김해 한 중학교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방과 후 수업으로 연극반을 운영했고, 조 대표는 개인 강사 자격으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수업을 맡았다. 방과 후 수업 강사는 모집 공고 후 서류 심사, 성범죄·아동학대 여부 조회,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된다. 교육청은 조 대표 강사 채용에서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극단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왕따' 등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공연한 것이 채용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외에도 조 대표는 김해지역 일부 중학교 특별활동 수업과 자유 학기제 수업에 강사로 참여한 것이 확인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김해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극단과 관련한 수업, 시기, 견학 내용까지도 조사하고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1차 학교 측 회신 이후 크로스 체크를 통해 학생 피해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한창 예민한 시기의 학생이라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성추행을 폭로한 한 피해자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연극수업 특성상 학교 교사는 '열외적 존재'라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극 관련 전문성이 없는 교사는 대부분 수업을 외부 강사에게 일임하고, 늘 동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도 같이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한 피해자는 "선생님 동의나 의논 없이 그(조 대표)가 말하는 요일 시간대에 모였다. 그때는 당연했던 게 지금 생각하니 모두 이상하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극단 번작이가 앞으로 김해지역 방과 후 교실에서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고 했다. 교육청은 "올해 조 대표와 계약한 학교는 현재 한 곳도 없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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