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태풍 등 자연 신호 외면하는 현실
물·바람·별과 대화하는 사람 많아져야

물은 흘러야 하고 나무는 그곳에 있어야 한다. 흐르지도 못하게 하고, 그곳에 있지도 못하게 하니 탈이 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흘러가는 것을 막아 대단한 효율과 성과를 보이려 하지만 자연을 거스르는 일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는 이제 숨도 마음대로 쉴 수가 없게 되었다. 길을 나설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아야 할 평범한 일상마저도 불편해져 버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산불, 태풍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아직 인간은 엄청난 신호를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지금 생명의 세계에 집중해야 한다. 비와 바람과 곤충들 그리고 알 수 없는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순환을 통해 생명은 유지되고 보존된다. 인간이 마음대로 없애버린 것들 탓에 이제는 인간이 사라질 위기가 오고 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은 자기가 설 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는 것을 대비해 코딩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시야의 폭을 넓혀야 한다. 아직 오지 않은 혁명을 대비하기보다 지금 죽어가고 사라져가는 생명에 눈을 떠야 한다. 4차 산업혁명보다 생태혁명을 더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말이다. 개인을 넘어 집단적인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환경운동가들은 350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서고 있는데 350PPM까지 낮추어야 한다. 지금 지구는 엄청난 고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봄과 가을은 사라지고 있고 폭염과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심각성을 어느 책에서 본 짧은 이야기로 대신해보려 한다. 우주공간에서 지구는 다른 별 하나를 만난다. 그 별이 지구에 묻는다. "너 잘 지내니?" 지구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지가 못해. 나는 호모 사피엔스를 태우고 다니거든." 그러자 그 낯선 별이 지구를 이렇게 위로해 주었다고 한다. "까짓것, 신경 쓰지 마. 금방 사라질 거야."

무섭지 않은가! 지구 온도가 올라가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남극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해수면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무엇이 더 시급한가? 개인으로부터 정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대안과 대책을 마련하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 하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걱정한다면 삶의 터전을 보존하고 지켜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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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베리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들에게만 말을 한다. 우리는 강물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며, 바람 소리와 별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위대한 대화를 차단했다. 그 대화를 차단함으로써 우주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지금 벌어지는 모든 재앙들은 그런 영적인 자폐증의 결과다."

위대한 대화를 시도할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물과 바람 그리고 나무와 별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영적인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진정 우리는 살길을 찾아 침묵의 사계절이 아닌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의 변화와 순환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본래 인간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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