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6) 영화 <오장군의 발톱> 리뷰
지역 감독이 만든 작품시민 1000명 제작 참여
'순수 청년' 주인공 오장군 반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부조리한 권력에 '참담함'

지역민 펀딩으로 만들어진 독립장편영화 <오장군의 발톱>(감독 김재한) 시사회가 지난 7일 오후 7시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2016년 1월 첫 촬영을 시작한 <오장군의 발톱>은 '나도 제작자'로 참여한 시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면서 1년 3개월 만에 완성됐습니다. 이날 시사회에 참가해 영화를 관람한 후 남긴 리뷰와 출연 배우들 뒷이야기를 들여다봤습니다.

영화 <오장군의 발톱>은 대자본 영화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색감, 스토리, 메시지가 좋았다.

오장군은 순수한 관심병사 역할을 훌륭히 해주었다. 꽃분이는 해맑고 사랑스러웠다. 오장군의 어머니는 모성을 자극했다. 꽃분이와 엄마는 오장군의 상상 속 모습으로 전쟁터에 등장하여 오장군을 걱정하고, 그가 까치골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그들의 순수함이 전쟁의 참혹함을 더 선명히 드러나게 해주었다.

영화는 모두가 원하지 않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쟁을 왜 해야 하는지 물음을 계속 제기한다.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다. 집으로 돌아와서까지 여운이 남았다. 영화는 오장군이 전쟁에 징집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장군은 평화로운 까치골에서 엄마와 사랑하는 꽃분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동쪽 나라와 서쪽 나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왜 전쟁이 시작되었는지, 누가 전쟁을 일으켰는지 아무도 모른다. 서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쟁을 할 뿐이었다.

영화 <오장군의 발톱> 스틸 컷

오장군은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 장군에게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건 '그게 왜 궁금하나? 군인은 국가에 충성하고,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답이다. 영화에서 오장군과 그의 선임은 우연히 적군과 대치한다. 적군에는 부상병도 있었지만 결국 선임은 모두 살해한다. 선임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긴 했지만, 여기는 전쟁터라고 자기를 합리화한다.

국가의 행정적 오류가 있었다. 한 병사는 자신의 입대 영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행정병에게 말했다. 자신은 이미 군대에서 의무를 다했고, 나이가 많은데도 영장이 나왔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행정병은 강경한 태도로 이렇게 말한다. "국가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분명히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장군의 징집영장도 잘못되었다. 원래는 아랫마을의 오장군에게 갔어야 할 영장이었다. 뒤늦게 군에서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만, 오장군이 까치골에 돌아오기까지는 행정적인 시일이 걸린다고 말한다.

영화 <오장군의 발톱> 포스터

우리는 이런 부조리를 자주 경험해왔다. 우리는 국가를 의심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나라가 시키니깐 그냥 해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해서 강제적 자율학습까지 참았다. 대학을 가라고 해서 갔다. 그런데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실제로 우리가 국가로부터 피해를 봐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법은 어떤 때는 거추장스럽고, 약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직도 이 사회에는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 영화는 다수를 위한 편의가 누군가에겐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하는 듯하다.

영화는 국가의 권위와 전쟁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역사가 진화한다고 믿는다. 세계시민의 공감의식이 충분히 성장했다고 믿는다. 미래에는 야만적인 전쟁도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시민기자 황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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