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주역 '중심역할' 기대
부상위험·약한 체력 과제
감독 전략·전술 잔류 열쇠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K리그1(클래식)으로 승격된 팀은 다음해 K리그2(챌린지) 강등 후보 0순위로 손꼽혀 왔다. 올해 K리그1으로 승격한 경남을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히 강등권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건 사실이다.

현재 남해에서 2차 전지훈련을 벌이며 전술훈련과 연습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경남이 올 시즌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보는 팬들은 지난해 승격 주역들을 대부분 잔류시킨 데다 공수에서 믿을 만한 선수를 적절히 보강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김종부 감독의 축구철학과 운영방식도 팀에 잘 녹아들어 있고 이를 이해하고 실천할 힘도 갖춰져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승격 주역인 말컹, 배기종, 최영준, 최재수, 이반, 박지수, 우주성, 이범수, 조병국, 이준희 등은 지난 시즌 검증받은 선수들로 팀의 중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말컹에 집중되는 견제를 우회할 네게바, 쿠니모토, 김신, 김효기, 하성민, 김준범 등의 공격라인과 더불어 수비라인에 김현훈, 여성해, 이재명, 이현웅, 조재철 등이 보강되면서 더블스커드를 갖췄다.

경남FC 김종부 감독. /정성인 기자

하지만 여전히 경남이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지난해 경남은 말컹의 폭발적인 득점력과, 말컹에게로 집중되는 견제의 틈바구니를 파고들면서 승리를 챙겨왔다.

대체로 K리그2에서 검증된 외국인 스트라이커는 K리그1에도 안착했지만 말컹도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른다. 말컹이 집중 견제를 뚫고 15득점 이상을 책임져야 비로소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쿠니모토는 이미 일본에서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한국 리그 적응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옛 팀 동료도 있고 일본리그 경험으로 일본어를 잘하는 선수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을 던지면서까지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스타일로 볼 때 자칫 부상당한다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말컹과 호흡을 맞추고자 영입한 브라질 출신 네게바도 실력은 브라질에서 검증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습경기 등을 보면 네게바는 체력에서 열세를 보여주고 있다. 감각과 판단은 뛰어나지만 김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축구'에는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강한 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를 소화할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 한국 축구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선수 개개인을 뜯어보면 K리그1에서도 충분히 이름값을 할 만하지만 이를 묶어내 득점할 수 있는 조직력과 전술 부분은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3백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스커드로는 3백도 구상해볼 수 있지만, 단순히 수비수를 4명에서 3명으로 줄인다고 3백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3백에 맞춰 미드필드와 최전방 선수 배치는 물론, 각각의 포지션에서 역할까지 몸에 숙달시켜야 하기에 실전에서 3백을 시도하는 경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와 같은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되 변칙 상황에서 3백을 들고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남해군 이동구장에서 전지훈련 중인 경남FC 선수단. /정성인 기자

리그 안착을 위해서는 첫승도 중요하다. 경남은 다음 달 4일 창원축구센터로 상주상무를 불러들여 개막전을 치른다. 상무는 지난해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으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부산을 따돌리고 K리그1에 잔류하는 데 성공했다. 더구나 해외 전지훈련에서 선수의 성범죄가 일어나면서 겨울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에 경남이 첫승 제물로 삼기에는 최적이긴 하다. 개막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이어질 3월 2경기를 가볍게 넘기고 4월 한 달간 7경기라는 살인적 일정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년 차로 접어든 경남이 말컹 등 화끈한 공격력과 신구 조화, 1부리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의 활약 등으로 김종부 매직 시즌2를 그려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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