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에 이어 값진 '은'
경기 후 보여준 우정 화제
온라인 상 응원글 넘쳐나

'언니가 우실 때 저도 같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고마워요. 이런 감동 느끼게 해줘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한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의 눈물이 은빛 레이스를 펼친 지 하루가 지나도 스포츠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7초 33의 기록으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36초94)에게 0.39초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준우승했다.

이번 은메달로 이상화는 아쉽게 500m 종목 3연패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3개 대회 연속 메달(금2·은1)이라는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이번 레이스의 백미는 이상화의 눈물이었다. 은메달이 확정되자마자 이상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폭풍 오열'했다.

마치 금메달을 놓친 분함 때문으로 비칠 수도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화는 자신의 눈물에 대해 "경기에 져서 운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릎 부상과 그에 따른 하지정맥류 악화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여기에 우승자이자 최고 라이벌로 경쟁해온 고다이라의 진심 어린 위로까지 이어지면서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두 영웅의 빛나는 우정으로 뜨거운 감동이 넘쳐났다.

더불어 부상으로 힘들어할 때 묵묵히 곁을 지켜준 부모님에 대해서도 "두 분 모두 2010년 밴쿠버 때와 2014년 소치 때도 많이 우셨다. 지금도 많이 우시고 계실 것 같다. 특히 경기장에서 제 올림픽 경기 모습을 처음 보셔서 더 울컥하셨을 것 같다"고 말해 팬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도는 순간에도 이상화를 향해 관중은 "울지마! 울지마!"를 연호하며 빙속 여제의 눈부신 레이스에 찬사를 보내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이상화는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응원과 함성, 진심으로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라는 글로 또 한 번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상화가 남긴 감사의 말에 팬들도 댓글로 화답했다.

아이디 'eunju_baby'는 "정말 멋지셨어요! 언니가 우실 때 저도 같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동안 너무 많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힘드셨을 텐데 이젠 그런 족쇄들에서 벗어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또 아이디 'jh_2206'도 "너무 감사하고 너무 멋졌어요. 제 마음속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마음속의 1등 금메달은 이상화 누나예요!!"라고 거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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