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집 장손(중2) 녀석이 이런 생뚱스러운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용돈을 너무 적게 줘서 내가 빵 같은 거라도 살 차례가 되면 기분이 쫄고 그래요. 아르바이트 생각이 날 때도 있지만 겁이 나요. 이웃의 '고딩' 형이 그랬어요. 자기가 아는 건 '청소년은 하루 7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와 '근로계약서 작성은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라고요."

순간 아하, 떠오른 게 프랑스 초등학교 4년 교과서에 나온다는 '알맞은 노동조건 요구할 권리'와 2014년 3월 경기도교육청이 개발한 인정도서인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4종)이었습니다. 경남에도 올해부터 초·중·고 68개 희망 학교에 보급됐다 하니 우리집 장손 같은 '알바 먹통'의 길잡이로선 안성맞춤이겠구나 싶습니다. <민주시민>엔 '개념을 설명하는 글이 없다'는 게 신기합니다. '무정답으로 정답 깨닫게 하는' 교과서여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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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 넓은 틀 안에서

노동 다루는 유럽 제국은

현장실습 통해 일하는 것

의미와 노동권 깨친다는데

한국은

늦은 때가 이른 때

못 깨닫는 한밤중 노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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