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준 경영지원 부문 사장으로 선임 경영수업 본격화
주류 제외 7개 계열사 업무 총괄…'전면 등장'시간문제

경남지역 대표 향토기업인 무학이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무학은 최근 기업 소유와 경영을 완전 분리했다고 밝혔다. 최재호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장으로서 사회공헌에 전념한다. 6년간 무학을 이끌어왔던 강민철 대표이사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현재 무학은 지원 부문 이수능 사장과 영업 부문 이종수 사장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운영체제 전환은 위기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무학이 수도권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인 사이, 하이트진로가 경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부산에서는 대선주조가 시장 점유율을 역전시켰다.

이런 가운데 무학은 지난해 12월 최재호 회장의 아들인 최낙준(30) 상무를 무학그룹 경영지원 부문 사장으로 선임했다. 3세대 경영에 시동을 걸었음을 알리는 인사다.

경남은행 재무기획부에서 일하던 최 사장은 지난 2015년 3월 입사와 동시에 등기임원에 오르며 상무 직급을 달았다. 그는 3년간 글로벌사업부장, 마케팅사업본부장, 수도권전략본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인사로 최 사장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앞으로 최 사장은 무학주류를 제외한 지리산산청샘물(생수 제조), 좋은데이디엔에프(외식업) 등 7개 계열사의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한다.

무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그룹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그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기업 흐름을 파악하는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도 지난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최 사장이 경영수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가업 승계에 대해서는 자녀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밝혔었다. 또 2015년에도 "무조건 승계할 생각은 없다. 향후 5년가량 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무학 관계자와 최 회장의 발언에도 최 사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면서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1929년 '소화주류공업사'가 전신인 무학은 1965년 최위승 무학그룹 명예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 '무학양조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소주제조업에 뛰어들었다. 1973년 '무학주조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1998년 '주식회사 무학'으로 또 한 차례 이름을 변경했다.

최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재호 회장은 20대였던 1988년 실무 경영에 참여해 1994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는 2006년 11월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초저도소주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무학은 좋은데이를 앞세워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도내 향토기업 가운데 몽고식품이 3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몽고식품은 1905년 일본인에 의해 '산전장유양조장'이란 이름으로 설립돼 1946년 이 업체 공장장이던 김홍구 씨가 사장으로 취임하며 몽고장유공업사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작고한 김 사장의 뒤를 이어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1972년 가업을 이어받았으며 현재는 김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현승 대표이사가 몽고식품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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