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하용부 촌장·번작이 대표 성폭행 폭로 이어져
연극협회 "제명" 자체조사…밀양연극촌 존폐 기로

이윤택 연출가에 이어 밀양연극촌 하용부 촌장과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와 관련한 성폭행 폭로(미투운동)가 이어지면서 경남 연극계가 충격에 빠졌다.

경남연극협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해당 연극인을 제명했다. 그러면서 자정 노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

◇김해에서도 불거진 성폭행 폭로 = 18일 새벽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0여 년 전 김해지역 극단 번작이에서 벌어진 성폭행 관련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당시 16세로 김해 한 극단에 들어갔다고 한다. 성추행의 시작은 이윤택 연출가와 비슷한 안마였다. 안마는 결국 성폭행으로 이어졌다고 글쓴이는 밝혔다.

경남연극협회 이정유 사무처장(극단 이루마 대표)은 19일 "협회장이 극단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모든 것을 인정하고 협회 결정을 따르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번작이 극단 대표를 영구 제명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용기를 내어 고백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신 분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해자인 극단 대표 징계와 함께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자체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시작된 동료 연극인의 고통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 기울이며 앞으로 연극 위에 그 어떠한 권력도, 그 어떠한 폭력도 군림할 수 없도록 늘 깨어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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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연극촌 전경.

◇밀양연극촌 추가 성폭행 폭로 = 18일 자정 무렵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 뮤지컬갤러리에 밀양연극촌 하용부 촌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의 두 번째 글이다. 글쓴이는 2001년 제1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열리던 때, 하 촌장이 산책이나 하자며 신입단원이던 자신을 데리고 가 연극촌 옆 천막에서 성폭행했다고 적었다.

19일 오후 밀양연극촌에서 기자를 만난 하 촌장은 성폭행 사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만큼 밀양연극촌 촌장 자리와 무형문화재 보유자 자격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다.

사단법인 밀양연극촌 이사장인 이윤택 연출가와 촌장이 동시에 물러나면서 밀양연극촌도 존폐 기로에 섰다.

이윤택 연출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30스튜디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밀양연극촌과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더는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밀양시는 이날 연극촌을 위탁 운영·관리하던 사단법인 밀양연극촌과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이윤택 연출가와 하용부 촌장이 연극촌과 여름축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워낙 컸던 상황이라 대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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