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갤러리고운 운영 중단…올해 말 새 전시장 마련
창원·김해 the큰병원 숲갤러리도 지역 작가 발굴 멈춰

도내 병원 내 갤러리 3곳이 폐관하거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치유의 공간이자 지역 미술계를 든든히 지원하던 비영리 공간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09년 개관해 평면 중심 전시장을 탈피해온 창원 갤러리고운이 지난 4일 문을 닫았다. 병원 내부 사정으로 갤러리 간판을 뗐다.

9년 전 불황에도 고운치과병원은 고운메디칼빌딩 1층에 갤러리고운을 열었다. 당시 전문 관장과 큐레이터를 영입해 창원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화랑으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매달 기획 초대전 위주로 전시를 열며 새로운 기법을 내세운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지금까지 작가 수십 명이 대관료 없이 작품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갤러리고운은 시민들에게 일상의 즐거움을 안겼다. 유동인구가 많은 용호동 문화의거리에서 통유리를 활용해 내부를 훤히 내보여 전시를 보는 게 익숙지 않은 이들이 부담 없이 보도록 했다. 하지만 이곳은 앞으로 카페로 바뀐다.

갤러리고운 관계자는 "조만간 병원 내부 공사를 시작한다. 부득이하게 갤러리가 있었던 공간 뒤쪽을 출입구로 활용해야 한다. 고운을 아껴준 지역 작가들에게 사정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측은 이르면 올해 말 병원 내 다른 공간에서 갤러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병원 확장이 끝나는 대로 새로운 전시장을 마련할 것이다. 갤러리는 병원과 지역에 꼭 필요한 문화공간이다"고 말했다.

숲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전시장을 운영한 창원·김해 the큰병원도 병원 내부 사정을 이유로 작가 발굴을 멈춘다.

창원 용호동에 있는 갤러리고운이 간판을 뗐다. 앞으로 이곳은 카페로 바뀐다. /이미지 기자

창원 the큰병원 숲갤러리는 오는 26일 시작하는 정희정 개인전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지난 2009년 12월 진료를 시작한 창원 the큰병원은 이듬해 봄 숲갤러리를 개관했다. 병원 8층 너른 공간에 그림을 내걸고 누구나 편히 작품을 관람하도록 했다.

또한 경남메세나협의회, 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 등과 자매결연을 하고 지역 문화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지금까지 전시 90여 회를 열고 작가를 대신해 언론 홍보와 작품 판매 등을 도맡아왔다.

창원 the큰병원 숲갤러리 관계자는 "9년 가까이 갤러리를 운영했다. 환자뿐 아니라 병원에서 일하는 여러 직원도 다음 전시를 궁금해하는 곳이 됐다. 작가들도 부담 없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곳이라며 애정을 보여줬다"고 했다.

하지만 병원의 전문성 등에 집중하고자 8층 갤러리는 불이 꺼진다. 이에 대해 창원 the큰병원 숲갤러리 측은 폐관은 아니며 내년에 재개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2014년 김해 the큰병원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던 숲갤러리는 3월 이후 폐관한다. 관계자는 "다음달 전시를 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그동안 큰 성원을 받았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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