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책의 해' 무엇이 새로워지나
"일 때문에 시간 없어서"
성인 40% 1년간 독서 '0'
9월 김해서 독서대전 개최
정부 생활문화 조성 '총력'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은 적이 언제였나, 가물가물하신가요? 통계청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독서 인구 비율은 2015년 56.2%에서 2017년 54.9%로 줄었습니다. 독서율 감소는 비단 한국만의 사정은 아닙니다. 미국 퓨 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서 미국인 종이책·전자책 독서율은 2014년 76%에서 2016년 73%로 내리막입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독서 여론 조사'에서도 월 평균 서적 독서율이 2015년 49%에서 2017년 45%로 줄어든 사실이 확인됩니다. 독서율을 높이고자 정부는 올해를 '책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한국인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7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 4학년 이상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 비율인 독서율이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일반 도서는 교과서, 학습 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뺀 종이책이다. 지난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 준 결과다.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 가운데 '매일'이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독자는 성인 24.5%, 학생 49.6%로 나타났다.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0.8권 줄었다. 다만,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독서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평균 13.8권으로 지난 2015년 14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독서 인구는 줄었지만, 독서자 독서량은 꾸준하다.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를 '책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행사를 잇달아 벌일 계획이다. 더불어 민간 영역에서는 독립서점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통영 작은 책방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모습. /최환석 기자

평균 독서율과 독서량이 줄었지만 독서 시간이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종이책·전자책 독서시간은 성인 평균 평일 23.4분, 주말 27.1분으로 나타났다. 학생 평균은 평일 49.4분, 주말 68.1분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 비해 성인 평일 0.6분·주말 1.8분, 학생 평일 4.4분·주말 9.2분이 늘었다.

독서 방해 요인은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성인 32.2%, 학생 29.1%가 책 읽을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는 책 읽는 사회를 만들려면 '독서환경 조성 정책' 분야에서 '지역의 독서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독서활동 지원' '다양한 독서동아리 활성화' '국민 참여 독서운동 전개' '다양한 매체에서 독서 권장'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8 책의 해'와 연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3월 책의 해 선포식을 비롯해 4월 세계 책의 날, 6월 서울국제도서전, 9월 대한민국 독서대전, 10월 전국 도서관 대회, 11월 서점의 날 등을 잇달아 진행한다. 특히 올해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김해에서 열린다. 총 6억여 원 예산을 들여 다양한 행사를 치른다.

문체부는 생애주기별 독서 프로그램과 풀뿌리 독서 동아리 활동,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열어 책 읽는 사회로 정착하겠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지역과 일상에서 책 읽는 문화를 누리도록 제3차 독서문화 진흥 기본계획(2019~2023)에 독서 인구 확대 방안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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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체부 2018년 정부업무보고에서도 책 읽는 사회 조성 분위기가 읽혔다. 문체부는 서점이 복합 문화 시설이 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소형서점용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개발, 보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서점 사업 등 지역 서점을 생활 독서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키우겠다고 전했다.

현재 지역문화진흥법은 생활문화시설에 지역 서점을 포함하지 않는다. 문체부는 장관 고시로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 서점을 생활문화시설에 포함해 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모할 계획이다.

소형서점용 POS 개발·보급은 서점 주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재고 관리 등에 도움을 주고자 추진한다. 기존 POS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영역의 약진도 도드라진다. 2016년 전국 동네 출판사들이 결성한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올해 9월 수원에서 한국지역도서전을 열 예정이다. 독립출판물의 인기가 꾸준한 것과 더불어 지역 구석구석 독립서점 또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독립서점은 기존 대형서점과는 다른 문화공간으로 작용하면서 책 읽는 사회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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