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을 때

창문을 열 때

신문을 볼 때

밥을 먹을 때

이를 닦을 때

신을 신을 때

대문을 열 때

길을 걸을 때

자동차를 탈 때

음악을 들을 때

편안하게 쉴 때

잠깐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보시라

내가 옷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창문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신문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농사를 짓지도 않았는데

내가 칫솔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신발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대문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길을 닦지도 않았는데

내가 자동차를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가 연주를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집을 짓지도 않았는데

'내 손'으로 한 게 거의 없는데도

이렇게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으니

잠깐이라도

서정홍.jpg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보시라

지치고 병든 몸과 마음이

저절로 나을 것이니

거칠고 어두운 세상이

저절로 환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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