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아니지만 "생존 위협"-"혼잡 방지·기부"팽팽

꽃집 종사자들이 일부 웨딩업체를 대상으로 '화환 반입 저지에 대한 반대 및 정상화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산·창원·진해지역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들은 일부 웨딩업체가 화환 반입을 거부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일부 웨딩업체는 일반 꽃화환은 반입하지 않고, 지정된 꽃집을 통해 쌀화환을 들이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부 웨딩업체, 쌀화환 도입 = 리베라컨벤션, 엘시티스카이, 더연리지웨딩홀, 더연리지컨벤션, 웨딩유로 등 창원시내 일부 웨딩업체는 기부 문화 확산 등을 위해 쌀화환을 도입했다. 쌀화환은 인조 꽃 등으로 꾸민 화환과 쌀(기본 10㎏)을 예식장 입구에 두는 형태다. 예식 이후 쌀화환을 받은 이들이 쌀을 가져가거나 원하는 기부처에 제공한다.

웨딩업체들은 쌀화환을 도입하면서 재사용하는 꽃 문제, 시간대별로 여러 꽃집에서 꽃화환이 들어오면서 주차장, 엘리베이터 사용으로 하객 불편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정한 꽃집이 화환 등을 관리하면서 통일성을 갖춘 쌀화환을 두고, 혼잡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결혼하는 이들도 쌀을 기부하거나 가져갈 수 있기에 선호한다고 했다.

쌀화환.

◇꽃집, "웨딩업체 횡포" 주장 = 이러한 조치에 대해 웨딩업체에 꽃화환을 들여놓지 못하는 꽃집들은 웨딩업체가 횡포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창원에서 꽃집을 하는 한 사장은 "일부 웨딩업체가 외부에서 배달하는 결혼식장 화환 반입을 막고 있다. 여러 꽃집이 어렵게 수주한 주문 건도 지정된 꽃집으로만 주문하라고 강요한다. 힘없는 꽃집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지역 화훼 관련 종사자와 가족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산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사장도 "우리도 쌀화환을 다 제작한다. 다른 꽃집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15개 마산·창원지역 꽃집은 연합회를 만들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서명운동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웨딩업체에 쌀화환을 제공하는 한 꽃집은 "우리는 보증금에다 관리비까지 내고 웨딩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다른 꽃집에서 주문하면, 우리 집에서 제작해서 배달한다"고 했다.

쌀화환을 도입한 한 웨딩업체는 예식장에 지정한 업체 외에 다른 꽃집에서 쌀화환을 가져오기도 하고, 쌀화환 대신 화분, 꽃바구니 등의 형태로 꽃 배달을 한다며 원천적으로 막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어떻게 볼까 = 공정거래위원회 부산사무소 측은 웨딩업체의 쌀화환 도입 부분에 대해 제재 대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사무소 경쟁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업자는 자기 거래처를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 웨딩업체 거래 거절로 꽃집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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