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메달'

'빙속여제' 이상화가 감동의 레이스로 연휴 마지막을 뜨겁게 달궜다.

이상화(스포츠토토)가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 33을 기록했다. 강력한 맞수 고다이라 나오(일본, 36초 94·올림픽 신기록)에 0.39초 뒤진 기록. 이상화는 목표했던 올림픽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은메달 목에 걸며 고별 무대를 장식했다.

이날 15조 아웃라인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100m를 전체 1위인 10초 20로 끊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마지막 피니시라인을 37초 33으로 들어오며 2위를 차지했다.

이상화는 이번 은메달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카린 엔케(독일, 1980년 금·1984년 은·1988년 동), 보니 블레어(미국, 1988년·1992년·1994년 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단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올림픽 2연패로 한정한다면 블레어, 카트리오나 르 메이 돈(캐나다)에 이어 단 3명에게만 돌아간 영광을 안기도 했다. 8년간 최정상 기량을 유지해 온 이상화는 그 사이 500m 세계신기록(36초 36)과 올림픽 기록(37초 28)을 한 차례씩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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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태극기를 들고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루며 언제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이상화였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을 견디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마지막 무대에서 국민께 기쁨을 안기겠다는 일념으로 소치 이후 4년을 버텼다. 그리고 끝내 위대한 역사를 썼다.

이상화는 "설렘과 긴장감을 안은 채 경기에 임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대회인지라 관중 환호가 정말 새로웠다"며 "100m를 빠르게 통과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처럼 빠른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서인지 마지막 코너 실수를 한 듯하다.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금메달을 위해 소치 올림픽 이후 계속 전진해 왔지만 0.01초 차이로 싸우는 이 경기는 역시 힘들다는 점을 느낀다"며 "정상에 있을 땐 아래로 떨어질까 봐 걱정 했지만 이번 올림픽을 보다 낮은 자세에서 임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많은 격려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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