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 극장가 강타
흥행 보증수표 사극 맞불
애니메이션 설 단골손님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영화 한 편 보는 거 어때요? 북적이는 멀티플렉스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도 괜찮겠고요, 예술·독립영화관에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를 봐도 좋겠네요. 아니면 집에서 편안하게 TV로 방송사나 케이블에서 하는 설 특선영화를 봐도 됩니다. 중요한 건 함께한다는 거 아니겠어요?

◇부산에서 촬영한 마블 블록버스터〈블랙팬서〉

평창동계올림픽 특별방송을 의식한 까닭인지, 올해 설 연휴를 겨냥해 멀티플렉스에서 개봉하는 영화가 예년보다 적습니다. 먼저 올해 첫 마블 블록버스터 영화 <블랙팬서>가 <신과 함께>, <1987> 등 극장가를 강타한 한국 영화가 물러난 자리를 대신합니다.

블랙팬서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2016)에서 첫선을 보인 마블 히어로죠. 마블 세계관에서 '비브라늄'이라는 아주 중요한 금속이 생산되는 와칸다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의 국왕을 '팬서'라고 부릅니다. 설정 상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이기에 주인공을 포함해 중요 인물들이 다 흑인이고요. 그래서 블랙팬서라고 부르나 봅니다.

<블랙 팬서> 스틸컷.

실제 블랙 팬서의 극 중 이름은 티찰라. 그런데 이분이 굉장합니다. 한 나라의 국왕으로 외국 유학파 천재 과학자고요. 여기에 국왕이 되기 위해 특수한 허브를 섭취하는데 덕분에 엄청난 괴력, 무시무시한 시각, 청각, 후각 능력을 갖췄고요. 무술 실력은 다른 마블 히어로에 밀리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이 비브라늄이란 특수금속으로 만든 슈트까지 입으니 말 다한 거죠. 또 있어요. 블랙팬서는 타임스에서 선정한 슈퍼 히어로 재산 랭킹 1위랍니다. 토니 스타크보다 5배 부자라나요.

특히 이번 영화는 부산에서 촬영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라는 소문이 있네요. 그래서인가 블랙팬서 개봉을 앞두고 가장 먼저 찾은 나라가 한국이죠. 지난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블랙팬서> 아시아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렸거든요.

무엇보다 이 영화는 4월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이해하기 위해 꼭 보고 가야 할 영화라고 합니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재가 비브라늄이란 금속이고요,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 블랙팬서가 왕으로 있는 와칸다라네요. 유심히 봐 두었다가 어벤져스를 보면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감탄을 할 수 있길 바라요.

◇배우 김주혁 유작 〈흥부〉, 리메이크작 〈골든슬럼버〉

한국 영화로는 이미 100만 관객을 넘긴 <조선명탐정>에 이어 사극 <흥부>가 나섭니다. 또 일본에서 영화로 만든 적이 있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 <골든슬럼버>가 관객을 만납니다.

<흥부>는 우리가 흔히 아는 흥부 놀부 이야기를 색다르게 바꿨어요. 이 영화에서는 흥부가 천재 작가로 나오는데요, 난리통에 헤어진 형 놀부를 찾으려고 글을 쓰는데 그게 '흥부전'이 됩니다. 이를테면 흥부전 탄생 비하인드스토리가 되겠습니다.

영화를 만든 조근현 감독은 독특한 색감으로 유명한데요. 조선 사극 영화도 많이 찍었는데, <음란서생>(2006), <가루지기>(2008), <1724 기방난동사건>(2008), <후궁 : 제왕의 첩>(2012) 등이 있어요.

<흥부> 스틸컷.

특히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의 마지막 영화가 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골든슬럼버>는 2008년 제5회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받은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소설이 재밌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 느닷없이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되면서 펼쳐지는 도주극인데요. 재밌으니까 2010년 일본에서 먼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다지 흥행은 못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보게 됩니다.

강동원이 주연한 한국 <골든슬럼버>는 총리가 아닌 유력 대선 후보로 살짝 대본이 바뀝니다. 특유의 빠른 전개와 치밀한 복선 등을 살려냈을지 궁금하네요.

애니메이션 <코코>의 감동을 따라가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항상 기본 이상은 하는 극장판 <명탐정 코난 : 감벽의 관>도 설 연휴에 맞춰 관객을 찾습니다.

<골든슬럼버> 스틸컷.

◇창원 리좀·진주 인디씨네 독립영화관 상영작

예술·독립영화관은 아무래도 연휴 내내 영화관을 열기엔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설 연휴 다음날부터 상영을 하니 한 번 가보면 좋겠네요.

예술영화전용관인 창원 씨네아트 리좀은 15, 16일 휴관이고요. 17, 1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오직 사랑뿐>, <패터슨>,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원더 힐>, , <원더풀 라이프>를 상영합니다.

특히 명절이니만큼 고부 갈등을 다룬 를 함께 보며 분란, 아니 단란한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명탐정 코난> 스틸컷.

18일 오전 10시 30분 상영하는 <원더풀 라이프>는 마지막 상영이니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분들은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독립영화관 진주 인디씨네는 연휴기간에는 17일만 상영 일정이 있네요. 오후 1시 30분부터 <공동정범>, <탠저린>이 이어집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공동정범>은 2009년 1월 철거 과정에서 주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를 다뤘습니다. 당시 철거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털어내는 이야기를 담았고요.

<탠저린>은 2015년 선댄스영화제 최고 화제작이란 수식어가 붙는데요. LA 도심을 배경으로 도시의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션 베이커 감독이 스마트폰(아이폰 5S)으로 찍었다고 해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트랜스젠더인 만큼 동성애 코드도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 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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