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토양으로선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이국에다 한국 축구의 투혼을 모내기하듯 이식해 결국 AFC U-23 준우승 '베트남'이 금자탑으로 우뚝 서게 한 박항서 감독! 그렇게 빛나는 '일을 낸' 박 감독의 애칭들 중 곱씹을수록 차진 게 있습니다. '쌀딩크'! 이 '쌀딩크'에 오버랩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베트남 쌀의 고유어인 '안남미'입니다. 또 있습니다. 엄마가 그 '알량미'일망정 귀한 쌀이었으므로 배가 쉬 꺼질까 봐 "뛰지 마라 배 꺼질라" 이르던 아직도 귀에 생생한 목소리입니다. 보릿고개 회고담입니다.

안남미는 찰기가 없어 입으로 불면 밥알이 날아버릴 만큼 푸슬푸슬했습니다. 70년대 후반의 통일벼가 인기가 없었던 것도 찰기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푸슬푸슬쌀'로 지은 밥을 먹고도 우리 민족이 끈기를 차지게 지닐 수 있게 한 힘의 원천은 불굴의 투지였을 것입니다. 안남미에 차진 투혼을 불어넣은 '쌀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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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마라 배 꺼질라"를

기억하잖을까 싶은 '쌀딩크'

그가 2002년의 히딩크처럼

"아직은 배가 고프다"면서

안남미

그 '푸슬푸슬 나라'를

차지게 빛내어주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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