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브레이크가 있는 이유는 멈추기 위함이 아니라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함이고, 인디언이 말달리다 잠시 멈추는 이유는 말도 사람도 쉬며, 내 영혼이 뒤따라오고 있는지를 챙기기 위함이라고 한다. 영국 의학계에서는 '피로가 누적된 과로는 사망'이라고 제언한 바 있다. 결국 웰빙과 힐링의 인생사에서 휴식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선 시간과 돈이 많이 필요하며,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만 제대로 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꼭 어딘가 가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다들 비슷한 시기, 비슷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곤 한다. 그런데 막상 떠난 휴가지에서조차 사람들은 쉬지 못하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노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돌아온다.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은 휴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휴식의 기술은 얼마나 많은 자유 시간을 가졌느냐가 아닌, 태도의 문제다. 휴식이란 '밀도'있는 순간, 즉,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여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신만의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을 즐기거나, 평소에 하지 못했던 긴장감 넘치는 일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시간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물리적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다. 모두 태도와 관점에 달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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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휴식의 가장 큰 방해물인 '정보'라는 이름의 마약을 끊어 보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씩 오는 이메일과 문자들! 많은 사람들이 메일과 문자에 대응하느라 지쳐가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 최고의 휴양지는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만약, 정말 며칠 동안 이메일이나 문자를 확인하지 않으면 어떨까? 많은 사람이 PC와 휴대폰에 중독되어 있어 아마 다들 견디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휴식을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휴대폰을 꺼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해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만 그 시간에 비해 제대로 한 일이 없을 때 더 피로를 느낀다. 반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몰입했을 땐 피곤함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몰입은 작업할 때 필요한 기억, 즉 작업 기억과 관련이 있는데, 작업 기억이 있어야 더 효과적으로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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