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용부 지도감독 촉구…협력사 "공식 결정한 적 없어"

거제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들이 설 상여금을 담합해서 주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삼성중공업일반노조는 의혹을 제기하는 자료를 내고 고용노동부와 원청사에 엄격한 지도감독을 촉구했다.

이들은 "2015년 조선경기 침체로 상여금을 없애기 시작해 지금은 하청노동자 대부분 설 50%, 추석 50% 상여금밖에 남지 않았다"며 "그것도 이번 설에는 지급을 하지 않으면서 상여금 한 푼 없이 빈털터리로 고향을 다녀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삼성중 사내협력사들이 이번 설 상여금 50%를 지급하지 않기로 일방적인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 사정이 어려운 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내협력사 대부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여금 체불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지회는 한 협력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담합 의혹 근거로 제시했다. 문자메시지는 '협력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상여금 건에 대한 사항을 알려드립니다. 18년 설 상여부터 0%로서 지급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향후 정상적인 물량공급이 되었을 때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한다고 합니다'라는 내용이다.

한 협력사가 직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에 지회는 고용노동부와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강력한 지도단속과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는 엄정한 지도감독은 물론이고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나아가 원청인 삼성중공업 역시 뒷짐 지고 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사내협력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내협력사협의회는 설 상여금 미지급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며 담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협력사협의회 관계자는 "다른 업체에서 주면 우리 직원들 소외감 느끼는 것 아닌지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나누는 대표들은 있었다"며 "하지만 협의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한 적은 없고, 그럴 자격도 권한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협력사 80%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30% 정도는 제대로 월급도 못 준다. 하지만 일부 회사는 설 상여금을 주는 것으로 안다"며 "미안해서 협의회 핑계를 대고 싶은 대표도 있을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문자메시지도 여직원이 협의회를 핑계로 둘러댄 것으로 파악했고 이후 바로 잡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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