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중단 발표에 후속 차종 없는 창원 불안 가중
도급업체 일자리 위협…정부, 현장실사 나설 것

한국지엠의 전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창원공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본사와 주력 공장·기술연구소·디자인센터 등이 있는 인천 부평, 크루즈·올란도와 디젤엔진 생산기지인 군산공장, 경차 전용 생산 공장인 창원공장, 변속기와 엔진부품을 만드는 충남 보령공장을 두고 있다. 4개 공장 직원 수는 1만 5000여 명이다.

◇GM "이달 말 중대 결정 발표" = 한국지엠은 13일 오전 사업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며 "군산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이 결정이 지난 몇 년간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한국지엠 경영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하고서 내린 것이라고도 했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과 전북 지역사회,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너럴모터스(GM) 전북 군산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같은 날 배리 엥글(Barry Engle)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인터내셔널) 사장은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2월 말까지 군산공장 폐쇄에 뒤이은 한국지엠 사업 구조조정 전망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노조 강력 반발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일방적인 통보다. 이는 그간 군산공장 정상화에 대한 노조 요구를 무시한 결과로 빚어진 적자경영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지부(노조)는 국민 혈세를 지원해달라는 날강도식 지엠 자본 요구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부는 14일 오전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이후 투쟁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뒤숭숭한 창원공장 =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접한 창원공장은 온종일 뒤숭숭했다. 창원공장에는 3400여 명(정직원 2700명 + 사내 도급 700명)이 일한다. 창원공장 한 직원은 "공장 내부에서는 군산공장 폐쇄뿐만 아니라 전 공장에 여파가 미칠 것이라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특히 창원공장은 스파크 후속 차종이 배정되지 않고 있어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한국지엠은 퇴직위로금(2∼3년 치 기준급여), 최대 2년간 학자금 지급, 퇴직 후 1년 이내 신차 계약 시 1000만 원 지원 등 희망퇴직 기준을 발표했다.

또 다른 직원은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군산공장 직원에게는 구직 지원을 하거나 일부는 부평·창원·보령공장으로 분산 전환 배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창원공장 내 700명에 이르는 사내 도급업체 직원 일자리가 먼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정부 "일방적 폐쇄 결정 깊은 유감" = 정부는 이날 오전 긴급 관련 부처 차관회의를 하고서 "GM 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생산 중단과 폐쇄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한국지엠의 지난 수년간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자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지엠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방안을 GM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GM 측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한국 정부·이해관계자와 성실히 협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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