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반발' 탈당 속출에도 한국당보다 지지율 높아
도지사 선거 등 변수 부상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정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출범함에 따라 경남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당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바른미래당 창당대회를 열어 6월 지방선거 승리와 수권 정당으로서 경쟁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안 대표는 12일 국민의당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으로 나뉘어 싸움질만 하는 것이 121석 여당과 117석 제1야당의 현주소"라며 "개혁을 이루고, 나라를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대안 야당에 대한 국민 바람을 바른미래당을 통해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발은 누가 봐도 좋지 않다. 박지원 전 대표 등 국민의당 호남지역 의원 17명이 통합에 반발, 탈당해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 의석수에도 못 미치는 총 30명 규모로 시작하게 된다. 바른정당 역시 통합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이탈하는 내홍을 겪었다.

경남도 마찬가지다. 2016년 2월 국민의당 창당 초기부터 경남도당을 이끌어온 강학도 위원장이 지난 9일 "통합정당 합류는 제가 추구하는 정치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안 그래도 도내 국회의원이 없어 존재감이 미미했던 양당인데 통합이 '덧셈'은커녕 '뺄셈'이 되는 건 아닌지 냉소가 흘러나오는 대목이다. 광역·기초의원 또한 기존 국민의당 5명(광역 2·기초 3)에 바른정당 2명(기초 2)이 더해지는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 위안은 준수한 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1일 조사한 양당 통합 시 정당 지지율(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경남·부산·울산과 전국에서 각각 15%·16%를 얻어 11%·10%에 그친 자유한국당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양당이 경·부·울(국민 3%·바른 8%)과 전국(5%·8%)에서 각각 기록한 지지율을 감안하면 3~4%포인트 안팎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됨은 물론 제2당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까지 보유한 셈이다.

전현숙(국민의당·비례) 경남도의원은 양당 통합에 대한 우호적 정서와 '호남색' 탈피를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전 의원은 12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도민을 만나 보면 그간 우리 당 모습에 실망했던 많은 분이 통합에 관심을 보인다"며 "특히 박지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호남의 구시대적 인물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현 상황을 외려 좋게 보는 분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안 정치세력으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추이에서 주목할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입을 타격이다. 앞서 갤럽 조사에 따르면, 통합당이 창당할 경우 민주당은 37%→31%로, 한국당은 16%→11%로 경·부·울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미래당이 두 거대 정당 지지층을 골고루 흡수하는 것인데 이는 경우에 따라 경남지사 선거 등 이번 지방선거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 선전과 지난해 대선에서 안철수·유승민 후보의 존재가 보수 또는 진보·개혁 표심에 미쳤던 영향처럼 말이다.

물론 이는 경남지사 선거 등에서 바른미래당이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였을 때 이야기다. 현재로선 마땅한 후보 부재로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 모두 낙관할 근거가 별로 없다.

전 의원은 "설 연휴가 지나봐야 새로운 인물의 영입 내지 동참 여부가 뚜렷해질 것 같다"며 "통합 작업이 늦어지면서 출마 의지가 있던 사람조차 계속 주저주저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당 지지율이 괜찮게 나오는 만큼, 좋은 후보를 내세워 경남과 중앙이 하나 되어 움직인다면 최소한 광역과 각 기초의회 비례대표 1석 이상씩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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