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더 보도록…제작진 '직접 배급' 도전

7일 저녁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오장군의 발톱> 시사회는 성황리에 끝났다. 관객도 많이 왔고, 영화도 좋았다. 

'슬프고, 마음이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영화네요.'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이날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하루빨리 영화관에서도 보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관객들의 말처럼 이제 남은 것은 배급이다. 이른바 '개봉'이라고 하는, 일반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영화관을 마련하는 일이다. 하지만,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 이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김재한 감독과 설미정 제작자는 영화를 직접 개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작인 <안녕, 투이>(2014) 경험에 따른 것이다. 이 영화는 서울에 있는 전문 배급사에 배급을 맡겼다. 롯데시네마, CGV 같은 멀티플렉스에 영화가 걸리긴 했다. 하지만, 심야나 조조 영화를 할 시간에 상영이 배정됐다. 당시 관람객은 겨우 1200여 명. 1000만 관객 영화가 더러 나오는 시대에 한 줌이나 될까 한 수준이다. 유명 영화제에 자주 초청됐으니 오히려 외국에서 본 사람이 더 많겠다는 자조도 나왔다.

7일 영화 <오장군의 발톱> 시사회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김재한(가운데) 감독과 출연 배우들. /박일호 기자 iris15@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 독립영화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오장군의 발톱> 본 상영이 끝나고 진행된 필름토크에서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네트워크부산 상임이사는 독립영화의 현실을 다음과 같이 짚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가 담지 않는 우리 사회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노릇을 하고 있다. 적은 제작비로 올바른 이야기를 담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은 관객들을 만날 기회를 잘 얻지 못한다. 멀티플렉스가 아니면 영화를 볼 공간이 거의 없다. 이런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오장군의 발톱> 제작진이 직접 작은 영화관들을 대상으로 배급을 시도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일정을 고려할 때 정식 개봉은 오는 8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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