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연대 만족도 조사, 교사 97%·학생 94% 찬성
"9시 등교도 고민" 의견도

경남지역 고등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8시 30분 이후로 조정하고 나서 학생·학부모·교사 96%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경남교육연대는 8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시 30분 등교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9시 등교를 촉구했다.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중·고교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늦추겠다"고 선언한 이후 관련 공문을 각 학교로 발송했다. 경남교육연대는 등교시간을 조정한 학교를 대상으로 한 달 후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월 18~25일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는 42개 고교 학생 1716명, 96개 고교 교사 190명, 32개 고교 학부모 607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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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의 변화 =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늦춘 교육청의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97%, 학부모 96%, 학생 94%가 찬성했다. 특히 등교시간을 늦추는 데 부정적이던 교사의 태도 변화가 눈에 띈다. 경남교육연대가 지난해 10월 희망 등교시간을 조사했을 때 53%만이 찬성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97%로 높아졌다.

8시 30분 이후로 등교시간을 조정하고 나서 학생의 학교생활에 좋아진 점(모두 선택형)에 대해 학생들은 "수면시간이 늘어났다"(79%)고 많이 답했다. 이어 "학교생활에 여유가 생겼다"(56%), "아침밥을 먹고 등교하게 됐다"(52%), "지각이 줄었다"(44%)고 했다. 교사는 "학교생활에 여유가 생겼다"(72%)고 했고, 학부모는 "수면시간이 늘었다"(78%), "학교생활에 여유가 생겼다"(65%), "아침밥을 먹고 등교하게 됐다"(64%)고 꼽았다.

경남교육연대는 "30분 조정만으로도 기대했던 이상으로 학교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하지만, 30분의 변화조차 거부하는 학교가 있다. 공립보다는 사립에서, 지역적으로 옛 마산과 진주지역 고교에서 등교시간을 조정하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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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등교 모습/경남도민일보DB

◇9시 등교 고민해야 = 교육연대는 "교육청은 학교에 8시 30분 이후로 등교시간을 늦출 것을 권했지만 학교는 하나같이 등교시간을 딱 8시 30분으로 조정해 늦추되 최소한으로 늦추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배경에 대해 "8교시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을 반강제적으로도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중등교육법은 '수업이 시작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연대는 "하루 7시간 수업 시작과 끝 시각을 정한다는 말로 등교시간을 정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보충수업 형태인 8교시, 9교시, 0교시를 만들어 등교시간이 이른 학교일수록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에 대한 일방적인 강요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진주지부 관계자는 "학교 일과를 일찍 시작했다면 그만큼 학교 일과를 일찍 마치는 게 상식이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8시 30분 등교는 시작에 불과하다. 9시 등교로 학교생활과 아침 시간 여유를 회복해 학생 자율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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