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SNS로 소통 '詩놀이' 각광
발원지 고성 문화브랜드 알리는 계기로

고성을 발원지로 한 디카시 운동이 하나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디카시가 올해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것이다. 수록 작품은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 '봄'이다.

"쉿! / 봐봐, 움직이잖아 / 꿈틀꿈틀 / 개똥쑥 같은 그늘에서 / 초록 햇살을 품고 가는 애벌레야."('봄' 전문)

'봄'은 계간 <디카시> 주간인 최광임 시인의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에 실렸던 작품이다. 또 지난해 12월 창비가 펴낸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중1 시>에도 수록돼 있다.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의 형상을 순간 포착해 디지털카메라(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문자로 짧게 표현한 것으로, 종이책을 넘어 SNS 등을 통해 사람들과 실시간 쌍방향 소통한다.

디카시는 일반 문자시처럼 시인이 머리 싸매고 상상해서 쓰는 게 아니라 자연이, 사물이 던지는 말을 그냥 순간 받아적듯 쓴다고 한다. 그래서 디지털 시대, SNS에서 멀티언어(영상+문자)로 소통하는 새로운 '詩놀이'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SNS라는 뉴미디에 걸맞은 새로운 예술의 장르로 부상했다.

디카시는 고성 출신이자 디카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상옥(중국 정주경공업대 한국어과 교수) 시인이 지난 2004년 4월 인터넷 한국문학도서관의 개인서재 연재코너에 처음 쓰고 그해 9월 최초의 디카시집 <고성 가도(固城 街道)>를 출간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국어교과서에 실린 것은 그가 디카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후 14년 만이다.

최근 들어 인지도의 상승으로 마니아가 느는 가운데 디카시는 2016년 말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용어로 등재된 데 이어 이번 교과서에까지 수록돼 그 지평을 넓히고 있다.

고성문화원 부설로 개소한 디카시연구소는 자매지로 계간 <디카시>를 발간하고 매년 경남 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디카시작품상을 제정해 수여하고 있다. 디카시연구소는 이병주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황순원 디카시공모전도 공동 주최하고 있다.

올해 제11회 경남 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에서는 제3회 한·중 대학생 디카시교류전과 제1회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을 열어 디카시를 중국 등 국외에 알리는 작업을 가속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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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디카시 교과서 수록을 계기로 디카시가 고성의 문화브랜드로서 고성을 알리는 큰 계기가 됐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고성군에 디카시 발원지 고성 표석을 세우고 장기적으로는 디카시문학관도 건립하는 등 고성을 디카시의 발원지로 더욱 널리 알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한류문화로서 국제화를 위해 시동을 거는 디카시가 세계적인 장르로 발전하려면 고성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디카시를 보는 즐거움에 이어 고성의 문화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디카시가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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