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이 슬픔에 잠겨있던 지난 주말, 많은 조문객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달래고 갔다. 분향소 설치 기간 방문한 이들만 1만 명이 넘었다. 이 중에는 많은 정치인사들이 방문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제1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세종병원 참사 후 합동분향소를 같은 날 찾았다.

두 사람이 분향소에서 보여준 모습은 사뭇 달랐다. 많은 기사와 영상으로도 접할 수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밀양 첫 일정이 합동분향소 방문이었다. 취재열기는 둘째치고 유족을 대하는 모습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유족 한 명 한 명을 만나 끌어안고 오열하는 유족을 부축하는가 하면, 눈을 마주보고 위로했다. 10m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본 문 대통령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을 감싸안았다.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 유족들은 대통령을 부여잡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을 것이다.

반면, 홍준표 대표가 이날 보여준 모습은 SNS에서 밀양 유족들을 애도하는 모습과는 달랐다. 홍 대표는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 앞에 섰다. 많은 유족들이 자리를 떠나 빈자리가 제법 있었으나 홍 대표는 단 한 명의 유족과 인사로 애도를 끝냈다. 심지어 한 명의 유족과 인사를 나누기 전까지 함께 분향소에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허리를 숙이는 것이 전부였다. 한 유족은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길 왜 와!"라고 분향소를 빠져나가는 홍 대표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박종완.jpg

참사 후 매일같이 갔던 밀양에서 만난 유족들에게 정치인이 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위로가 필요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바라는 목소리만 높았다. 몇 시간을 달려와 고개 숙인다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될까.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