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1명이 나선 13일 국회 경제분야 첫날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는 지속적인 구조조정만이 경제활력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일부 야당의원들은 정부의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를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의식한 인위적인 증시부양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현대그룹에 대한 특혜지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민주당 홍재형 의원은 “경제가 어렵다고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면서 “시장원칙에 입각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만이 지속적인 안정성장을 담보하고 떨어진 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부실의 핵이며 금융시장 불안의 뇌관인 부실 대기업 처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향후 9개월 이내에 현대그룹과 대우자동차 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광태 의원도 “한국경제의 지상과제는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기업 및 금융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구조조정 미흡으로 기업의 잠재부실이 확대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인한 신용경색이 악순환되면서 생산·수출 등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조재환 의원도 “최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책을 놓고 일부에선 정부가 구조조정보단 경기부양을 우선시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나친 경기부양은 자칫 경제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조조정에서 경기부양책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성헌 의원은 “지난 3년간에 걸친 구조개혁이 실패하면서 실물경제 침체가 심화되자 정부는 최근 경기부양이라는 처방을 내놓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정부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를 통한 증시부양책은 한마디로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의식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대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상득 의원도 “경제가 어려운 것은 4대 개혁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라면서 정부의 철저한 자기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현대문제와 관련, “정부와 여당은 현대문제에 대해 경제원칙과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지원하고 있다”면서 “경제원칙과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해야만 제2의 대우사태와 같은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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