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창원 성산아트홀서 시사회…전용관·소극장 상영

지역에서 만든 독립영화 <오장군의 발톱>(감독 김재한)이 7일 오후 7시 성산아트홀 소극장 무료 시사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영에 들어간다.

이 영화는 십시일반 제작 프로젝트 '나도 제작자'라는 시민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으며 주목 받았다.

총제작비 2억 8000만 원 중 1억 6000만 원을 이렇게 마련했다. 최소 10만 원 이상으로 참여한 이가 전국적으로 700명이 넘는다.

골프선수 최경주, 영화배우 유승룡 등 유명한 이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거나 이런저런 물품을 지원한 이들까지 '나도 제작자'로 포함하면 1000명이 넘는 사람이 힘을 모아 만든 영화다.

2016년 1월 첫 촬영을 한 후 후반 작업을 마무리한 지난해 4월까지 제작 기간은 1년 3개월이다. 그리고 10개월 만에 정식 시사회를 열게 됐다. 독립영화치고는 제법 순조로운 상영 일정이다.

시사회 장소를 영화관이 아니라 성산아트홀 소극장으로 정한 이유가 있다. 나도 제작자로 참여한 이들을 모두 초대하려니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도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좌석이 최대 200석 정도인데, 초대할 이들은 이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다고 영화관을 몇 관씩 대관하려니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았다. 여기에 이번 시사회에서는 영화 상영뿐 아니라 OST 뮤직비디오 공개와 배우와 감독이 함께하는 토크쇼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관을 여러 개 대여한다면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오장군의 발톱> 스틸컷. 김재한 감독은 이번 영화로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전한다. /문아트컴퍼니

"영화 전용관 시스템에 맞춰 만든 영화라 솔직히 성산아트홀에서 상영하면 영화 품질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이를 초대해 다양한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영화를 만든 김재한 감독의 말이다. 이번 시사회 정식명칭이 '오장군의 발톱 복합문화콘서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7일 경남 무료 시사회가 끝나면 3월에 서울과 부산, 제주에서도 무료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서도 '나도 제작자'로 참여한 이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에는 따로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특별 시사회도 준비한다. 사회복지사들이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은 부산과 경남에서 먼저 한다. 처음부터 멀티플렉스가 아닌 예술영화전용관이나 독립영화전용관에서 할 예정이다. 또 지역 소극장 등을 빌려 전용 극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 달 내내 <오장군의 발톱>만 상영해서 어느 때고 찾아가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시사회를 앞두고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 화면해설(배리어프리버전)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보통 영화가 어느 정도 흥행을 하면 진행하지만, <오장군의 발톱>은 아예 처음부터 장애인들을 배려하겠다는 의도다. 다시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오장군의 발톱> 제작 과정과 상영 과정까지 지역 문화예술 운동으로 생각해도 된다. 지역에도 이런 영화 상영 문화가 필요하다."

같은 제목의 연극이 원작인 <오장군의 발톱>은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다룬 영화다. 배우 맹세창(오장군 역), 조혜정(꽃분이 역) 주연으로, 서갑숙, 이지원, 명계남, 정겨운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김 감독은 이주민 여성의 삶을 다룬 영화 <안녕 투이>(2013)로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두바이국제영화제, 이스트웨스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았고 지난달 프랑스 제19회 투르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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