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김영삼 도서관에 기존규모 축소해 건립기로
유지비 우려·실효성 의문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던 재경 거제학사(학생 기숙사) 건립이 새롭게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건물 규모는 애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었다.

거제시는 지난해 말 기부채납 받기로 한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건물에 거제학사를 설립하기로 계획을 수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 거제학사는 2014년 권민호 시장의 취임과 동시에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형평성 문제와 예산 효율성 등의 논란이 잇따르기도 했지만 거제시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 생활비 경감과 편의를 위해 사업을 강행했다.

시는 1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까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전체 학생의 10%인 1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40~50실)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거제시

그러나 사업은 2015년 진행한 타당성 조사에서 사실상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건축비 외에도 한 해 평균 5억 원 상당의 운영비가 예상돼 시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시는 포기하지 않고 2016년 거제학사 건립추진위를 구성해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여전히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이하 기념도서관) 건립에 재정난을 겪고 있던 ㈔김영삼 민주센터가 지난해 거제시에 기부채납 의사를 밝히면서다.

거제시의회도 지난해 12월 열린 2차 정례회에서 기념도서관 기부채납 건을 승인했다.

기념도서관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의 지하 4층, 지상 8층 건물이다. 토지 1245㎡, 건물 6237㎡ 규모로 사업비 214억 원이 들어갔다. 국고 지원과 민간 모금을 통해 2012년 4월 착공했지만 건축대금 미납 등으로 부채가 쌓여 개관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거제시는 기념도서관 4~7층을 개축해 재경학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공간을 활용하면 27실에 54명을 수용할 수 있다. 시는 내년 신학기 개원을 목표로 올해 예산에서 23억 6800만 원을 확보해뒀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와 우려도 적지 않다.

기념도서관 개관을 위해서는 우선 공사 잔금과 인테리어 공사비, 취득세 등 26억 원이 들어가야 한다. 이후 건물 유지관리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다가 기부채납을 위한 협상이 양측 이견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늦춰지면 거제학사 내년 개장도 늦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규모가 애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현재 도서관 기부채납 논의가 늦어지고 있지만 거제학사가 내년 문을 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좌초 위기에서 사업이 다시 제 궤도에 올랐다. 규모가 줄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입주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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