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발인 현장

5일 오전 8시 50분 창원시립상복공원 장례식장 1층 4호실.

마지막 조문을 마친 동료 문인 등 지인 20여 명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자 빈소 앞에 나란히 섰다.

가족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차분히 오전 9시 발인을 준비하고 있다.

영정 속 시인은 손을 턱에 괸 모습 그대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본다.

발인을 기다리는 동안 내내 묵묵한 표정이던 한 지인이 울컥하고 울음을 토해낸다.

그 옆 다른 이들도 간간이 눈물을 훔친다.

지인들의 안타까운 훌쩍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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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서영 시인./경남도민일보DB

오전 9시 아직 어린 시인의 조카가 영정을 품에 안고 빈소를 나선다.

가족과 지인들이 그 뒤를 따른다.

목적지는 바로 옆 건물에 있는 화장장.

박 시인이 누운 관이 화장장 입구에 도착한다.

화장장 입구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며 가족과 지인들이 다시 한 번 오열한다.

작은 새들이 공기의 대륙으로 날아가는 걸 보고 싶어. 또 쓸데없는 소리를. 그냥 밥이나 먹고 놀다가 흩어지면 될 것을. 이미 사랑스러워진 고독도 내 등을 파고 들어가 혼자 울곤 한다. 기어코 심장을 뚫고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 울음에도 무늬가 남을까. 살짝 비치는 거 말이야. 다 지나고 나면.

그의 시 '참새'의 한 구절처럼 시인은 작은 새처럼 공기의 대륙으로 떠났다.

박서영 시인은 1968년 고성에서 태어났다.

199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천년의 시작, 2006), <좋은 구름>(실천문학, 2014) 두 권의 시집을 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으로서 전국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와 이미지를 결합한 개념인 디카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문예운동에도 열심이었다.

시인은 지난 3일 오후 4시 오랜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50세.

시인의 명복을 빈다.

(8일 자로 고 박서영 시인 추모기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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