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세종병원 참사 유족 위로…"형식적 안전진단 그쳐" 지적

"여태 안전진단을 형식적으로 했다. 앞으로는 담당 공무원이 힘들어질 것이다. 안전진단을 제대로 하겠다. 의사자 문제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낙연 국무총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리는 2일 오후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밀양 문화체육회관을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유족 대표 면담에서 "충격이 크셨을 텐데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남은 절차와 관련해 정부에서도 온 힘을 다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환 '밀양 세종병원 유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밀양은 765㎸ 송전탑으로 문제로 반발이 심했고, 정부에 대한 불신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문제로 갈등을 만들지 않고자 유족협의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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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오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을 재방문해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인 부상자를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어 "이번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인명 피해가 커진 까닭은 소방법과 건축법 등 입법의 미비 탓인 것 같다. 정부도 책임을 통감하고 후속 대책을 제대로 세워달라"며 "그리고 이번 사고 때 구조활동에 참가했던 시민들을 의사자로 지정해 표창을 수여해줬으면 한다. 이들의 희생정신을 새겨주시기 바란다. 돌아가신 분 중에는 아직 미성년 자녀를 둔 경우도 있다. 정신적 치료, 생계문제 등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의사자분들의 희생정신은 우리가 정말 칭송해야 한다고 본다. 법이 허용하는 한계 내에서 최대한 예의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면 세월호 침몰 때 희생된 선생님들을 현충원에 모셨고, 문 대통령 특별지시로 순직 처리했다. 아무쪼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 전반적인 보상문제도 최대한 성의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리는 "이번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를 계기로 국가안전대진단을 한다. 여태까지 진단을 형식적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담당 공무원이 힘들어할 정도로 안전진단을 제대로 하겠다"며 "먼저 안전점검단 실명제를 시행해 책임을 묻을 것이다. 다음으로 안전점검 결과도 최대한 공개하겠다. 자치단체별 안전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때 환자를 구하려다 숨진 김점자 간호사의 동생은 "내가 본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아비규환이었다. 그런데 당시에 아무도 구조하러 들어가지 않았다"며 "'선구조 후보고'가 되어야 하는데, 먼저 보고부터 하는 방식이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인명 구출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행정 보고 문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유가족 대표님들이 의연하게 대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유족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총리님께 (도움 요청)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유가족 대표들을 면담한 뒤 굿모닝병원과 갤러리요양병원을 차례로 방문해 이번 화재로 다친 환자들을 위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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