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료재단 경영·재정 분석
2009년 2800만 원 지출…그해 매출액 15억 늘어
비상발전기는 '중고' 구입…현금성 자산 증가도 주목

효성의료재단 세종병원이 지난 2008년 개원 때부터 2013년까지 접대 비용으로 총 8300만 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광고선전비로 5400만 원을 지출했다.

국세청에 공시된 효성의료재단 세종병원 공익법인 결산서류 내용을 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2011년 제외) 5년간 접대비를 썼으며, 연평균 접대비는 1655만 원이다. 세종병원 개원 초기인 2008년(2001만 원), 2009년(2813만 원)에 접대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 이후 2010년 1090만 원, 2012년 1194만 원, 2013년 1176만 원 등 매년 꾸준히 1000만 원 이상 접대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접대비 규모는 병원 안전시설 지출과 비교하면 큰돈이다. 화재로 191명 사상자(사망 39명)를 낸 세종병원에 설치된 22㎾ 용량 비상발전기는 지난 2012년에야 설치됐다. 중고발전기 가격은 2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경남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30일 브리핑에서 "설치 비용은 차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2012년 중고로 구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화재 당시 정전 때 비상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피하던 환자와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가 사망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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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비 명목은 2011년 사업에는 누락돼 있으며, 2014년부터는 접대비가 아예 사라지고 광고선전비만 책정돼 있다. 광고선전비는 개원하고 나서 2년 후부터 지출 명목에 등장한다. 2010년엔 1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2011년 478만 원, 2012년 392만 원, 2013년 924만 원, 2014년 939만 원, 2015년 603만 원, 2016년 952만 원으로 연평균 767만 원을 광고선전비로 썼다.

세종병원은 그동안 불법 증축 14건(경찰 추가 확인 2건 포함)으로 밀양시에 이행강제금을 3000여만 원 냈고, 당직의료인수 위반으로 밀양시보건소가 고발해 검찰에 벌금 100만 원을 냈다. 개원 후 10년간 무리하게 수익을 불려온 세종병원에 가해진 처벌 금액은 전부 3100여만 원이다. 세종병원이 쓴 접대비가 어디에 쓰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경찰이 상세히 밝혀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결산서류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장례식장 수입을 적어놓아 눈길을 끈다. 2010년에 1억 9658만 원이던 장례식장 수입은 2011년엔 2억 592만 원, 2012년 3억 113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효성의료재단 소속인 세종병원·요양병원·장례식장은 원스톱시스템으로 운영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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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김구연 기자

최근 들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급증한 모습도 보인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기록돼 있다. 2011년 947만 원, 2012년 955만 원에 머물던 이 자산은 2013년 8690만 원으로 7735만 원 증가했다. 또한 2014년에는 1억 3827만 원, 2015년 5억 532만 원, 2016년 4억 453만 원으로 2014~2015년 1년 동안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증가돼왔다. 개원한 해인 2008년 매출액이 36억 596만 원이었으나 2009년 매출액은 51억 2217만 원으로 1년 만에 15억 원 이상 폭증했다. 이 시기는 접대비가 가장 많이 지출됐던 해이기도 하다. 이후 2010년 56억 3510만 원, 2011년 57억 9411만 원, 2012년 53억 5820만 원, 2013년 58억 1994만 원으로 조금씩 늘면서 50억 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2014년부터는 60억 원대를 훌쩍 뛰어넘어 66억 5882만 원을 기록했고, 2015년 65억 3136만 원, 2016년엔 74억 1706만 원으로 1년 만에 약 9억 원 매출을 상승시켰다.

밀양지역 장례업체 관계자는 "세종병원 이사장이 장례식장에서 현금을 많이 만진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 종합병원(영남병원)도 부도로 문을 닫는 판에, 상도덕을 어기면서까지 수익 올리느라 열을 올렸으니 100병상도 안 되는 세종병원 매출이 그만큼 커지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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