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42명이 해고통보를 받았다. 31일 폐업하는 업체로부터 갑작스레 해고 사실을 전달받은 노동자들 입장에선 고용불안정의 최대치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폐업과 해고는 물론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통상적으로 있었던 의례 중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지엠 창원공장 입장에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던 공정을 정규직 노동자로 대체하기 위한 인소싱을 진행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라고 변명을 할 수도 있다. 즉, 공장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인소싱 과정 에서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일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부산물로 보이진 않는다. 이와 반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측면이 실제로 존재한다. 왜냐면, 이번의 폐업으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160명의 조합원 중에서 66명이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서 스스로 권익을 지켜나가는 활동을 하기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에선 고용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보장되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조직한 비정규직 노조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원청기업이 비정규직 노조들의 활동에 제동을 걸거나 방해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즉, 한국지엠 창원공장처럼 업체 폐업과 해고라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를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줄여서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한 온정주의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전체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이 증가할수록 인건비의 총액은 줄어들더라도 생산제품의 고급화는 잘 되지 못하는 현상이 실제로 빚어진다. 즉, 숙련된 기술력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의 생산에는 고용형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인간의 노동력을 단순부품의 교체 정도로 취급하는 시각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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