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조그만 산등성이

산길을 오르다가

숨이 목구멍까지 턱턱 막힐 즈음 만나는 쇼펜하우어의 문장.

사람은 누구나 자기 시야의 한계를 세계의 한계로 간주한다.

팻말 앞에서 거친 숨을 고르며 마음을 다시 가다듬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주변에서 아주 멋진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걸 못 알아차릴 뿐.

어쩌면 주변에서 아주 슬픈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걸 못 알아차릴 뿐.

다 안다고 하는 오만함과

알면서도 침묵하는 비겁함

그 사이를

나는 비틀비틀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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